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침묵하던 타선이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운드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투·타의 불균형이 심각한 KIA 타이거즈다.
KIA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5-7로 패했다.
지난해 70승 1무 73패로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며 짧게나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KIA의 올 시즌 초반 흐름은 최악에 가깝다. '주포' 나성범과 '특급유망주' 김도영 등 핵심 전력이 이탈한 것은 분명 치명적이지만, 이외 선수들의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상황. 공격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KIA는 18일 경기 전까지 팀 타율이 0.238으로 리그 최하위로 허덕이고 있었다. 점수를 내지 못하니 팀 성적도 당연히 따라오지 않았다. KIA는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4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등 올 시즌 3승 8패 승률 0.273으로 리그 10위에 랭크됐다.
김종국 감독은 18일 경기에 앞서 "투수나 수비 쪽이 그래도 안정적이다. 두 가지가 무너지면 답이 없다. 타자들이이 너무 이기려고 하고, 점수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위축, 소심해져 있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조금 더 편하게 하자'고 했는데, 분위기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4연패 기간 동안 단 4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던 KIA 타선은 사령탑의 간절한 바람대로 5회에만 5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오랜만에 화답했다. 하지만 믿어 의심치 않았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KIA는 2회 최형우, 이우성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3루 찬스에서 한승택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타구가 매우 빠르고, 롯데의 중계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진 상황. 이때 조재영 3루 주루코치가 팔을 휘저었다가 주자를 막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형우는 주루코치의 최초 시그널을 본 뒤 홈으로 내달리다가 멈춰섰고, 협살 끝에 아웃이 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허무하게 선취점 찬스를 날린 KIA는 선발 숀 앤더슨이 2~3회 각각 1개씩의 홈런을 맞는 등 4점을 내주면서 원사이드하게 끌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5회 KIA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KIA는 한승택과 박찬호가 롯데 박세웅이 흔들리는 틈을 타 연속 볼넷을 얻어내는 등 1사 1, 3루 기회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창진이 추격의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다.
KIA는 이어지는 득점권 찬스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찬물을 끼얹는 듯했으나, 황대인과 최형우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롯데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KIA 타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박세웅의 변화구를 난타했고, 롯데 우익수 잭 렉스의 치명적인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2사 2, 3루에서 박세웅의 폭투로 동점을 만든 뒤 김선빈이 역전 적시타를 쳐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KIA는 1점차의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 롯데의 좌타자를 고려, 김대유를 투입하며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KIA로 이적한 뒤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하고 있던 김대유가 이번에도 말썽을 일으켰다. 김대유는 7회 선두타자 김민석을 투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으나, 안권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고승민에게 몸에 맞는 볼, 렉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KIA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전상현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상현은 전준우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며 한숨을 돌렸으나,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노진혁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내주면서 경기의 흐름은 다시 롯데쪽으로 향하게 됐다.
KIA는 5회초 역전에 성공한 뒤 이닝을 교대하는 시점까지 9개의 안타를 쳐냈다. 그러나 김진욱(1⅓이닝)-김상수(1이닝)-구승민(⅔이닝)-김원중(1⅓이닝)으로 이어지는 롯데 타선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5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KIA 타이거즈 김대유.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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