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에 몸담았던 시절 2년 연속 '필승조'로 활약했던 모습이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뒤 완전히 사라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김대유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3사사구(2볼넷 1사구)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연패 탈출을 노렸던 KIA 타이거즈는 뒷문이 흔들린 끝에 5연패의 늪에 빠져들게 됐다.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던 김대유는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를 거쳐 2020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서 첫 시즌은 아쉬웠으나, 2021시즌 64겨기에 등판해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거듭났고, 이듬해 59경기에서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04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훌륭한 두 시즌을 보낸 김대유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LG로 이적한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KIA로 건너갔고, 새로운 팀에서 새출발을 시작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뒀던 김대유는 "KIA에 지명을 받은 후 '이건 기회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는 무조건 잘할 것 같다. 재작년만큼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2년간의 성적은 이상적인 수치였다. 이를 평균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KIA에서 김대유는 2021~2022시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대유는 시범경기 6경기 5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8실점(6자책)을 기록하며 2패 평균자책점 10.13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18일 경기 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동안 3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8.10으로 좋지 않았고, 그 흐름이 18일 경기까지 이어졌다.
평균자책점이 높았지만, 소화 이닝이 많지 않았던 만큼 김종국 감독은 18일 롯데전에서 5-4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김대유를 믿고 마운드에 올렸다. 김대유는 김종국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첫 타자 김민석의 매우 강한 타구를 동물적인 반응을 통해 잡아내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끊었다. 그러나 이후가 문제였다.
김대유는 갑작스럽게 제구에 난조를 겪기 시작하더니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연거푸 볼을 기록하며 안권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후속타자 고승민에게도 빠르게 2S를 잡은 후 안정을 찾지 못하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대유는 후속타자 잭 렉스와 승부에서도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KIA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전상현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전상현은 첫 타자 전준우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전상현도 안치홍을 상대로 제구 난조를 겪자 KIA 벤치는 자동고의 4구를 지시했다. 전상현이 노진혁에게 상대전적(3타수 무안타)에서 강했던 것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 됐다. 전상현은 노진혁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고, 무게의 추는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이로 인해 김대유의 시즌 평균자책점도 14.73까지 대폭 상승했다.
KIA는 박동원을 떠나보냈지만, 김대유를 영입하면서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접전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고,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시점까지 김대유는 KIA가 생각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현재 KIA의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다. 타선이 터지지 않는 것은 물론 마무리 정해영과 믿을맨 김대유까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등 불펜의 안정감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최소 실점 경기를 펼치더라도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거나,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KIA와 김종국 감독의 고민이 점점 깊어진다.
[KIA 타이거즈 김대유.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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