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속구 유망주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2년차 문동주(한화)는 잠재력을 터트릴 기세다. 그러나 3년차 장재영(키움)은 오리무중이다.
올 시즌 초반 20대 초반 투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KBO 최고투수로 자리매김한 안우진(키움)의 대항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링, 잠재력 측면에서 문동주가 1순위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문동주는 2022년 한화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우완 파이어볼러다. 첫 시즌은 부상으로 사실상 날렸다. 그러나 올해 5선발로 출발하면서, 2년만에 잠재력을 터트릴 분위기다. 특히 12일 광주 KIA전서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피치트래킹시스템(PTS) 기준 160.1km을 찍은 게 큰 화제가 됐다.
문동주는 18일 대전 두산전서도 PTS 기준 최고 156km까지 나왔다. 사실 문동주에게 고무적인 건 강속구 구사를 떠나 선발투수로서 완성도를 조금씩 높여간다는 점이다. 빠른 공과 곁들이니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위력이 올라간 측면도 있지만, 개별 구종의 품질도 연차 대비 결코 처지지 않는다.
여기에 야구를 대하는 자세, 스피드보다 긴 이닝을 끌어가는 경기운영능력과 투구의 완성도를 생각하는 모습 등 마운드 밖에서의 모습도 호평 받는다.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8. WHIP 0.72, 피안타율 0.109, 16⅔이닝 동안 18탈삼진에 6사사구. 5선발이지만, 실질적으로 1~2선발급 위력이다.
사실 강속구하면 떠오르는 대명사 같은 유망주가 장재영이다. 장재영은 키움의 2021년 1차 지명자다. 3년차를 맞이했다.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가진 홍원기 감독은 취재진을 상대로 장재영 관련 얘기를 할 때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까지 조심한다. 그 정도로 장재영을 조심스럽게 5선발로 기용한다.
문동주보다 1년 빨리 프로에 입성했는데, 성장 속도는 문동주보다 느린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장재영은 지난 2년간 부상은 없었으나 고질적인 제구 난조를 해결하지 못해 고전했다. 구단에서 제구 잡기 프로젝트도 했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 보내 투타겸업까지 권했다.
그러나 5선발로 출발한 올 시즌에도 딱히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2.79. 18일 고척 삼성전서도 2⅓이닝 4피안타 3탈삼진 5볼넷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전 두산전서 5⅔이닝 2피안타 8탈삼진 4볼넷 무실점한 문동주와 묘하게 대조됐다.
두 강속구 유망주의 차이는 간단하다. 문동주는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장재영은 단점에 가로막혀 장점이 빛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령탑은 제구, 볼넷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장재영의 고민은 결국 공짜 피출루다.
그래도 장재영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단 2경기로 평가절하 하는 건 가혹하다. 누구보다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박찬호의 강의를 잘 들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결과가 안 나와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면 된다. 홍 감독은 긴 호흡으로 장재영을 지켜볼 것을 결심한 상태다.
야구도 인생도 속도보다 방향이다. 모든 일에 때가 있다고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는 지도자가 많다. 그런 점에서 투수도 스피드보다 제구, 커맨드가 우선이라는 논리다. 문동주는 어느 정도 터득해서 뛰어나간다면, 장재영은 마음으로는 알지만, 몸이 받쳐주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새다.
삼성 백정현은 18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안우진이나 문동주가 공이 빨라서 좋다기 보다, 코스에 맞게 변화구를 예리하게 넣는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라고 했다. 제3자가 바라보는 문동주의 현주소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문동주가 시련을 겪을 수도 있고, 장재영이 대기만성 스타가 될 수도 있다. 같이 성공할 수도, 같이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둘 다 옳은 방향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와 키움이 방향성을 잘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 이들을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문동주(위), 장재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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