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복덩이' 외인 잭 렉스도 매번 접전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수비력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터무니 없는 실수는 없었던 렉스가 두 경기 연속 집중력이 떨어진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렉스는 지난해 DJ 피터스의 대체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까지 지불하고 데려온 렉스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렉스는 56경기에 출전해 72안타 8홈런 34타점 32득점 타율 0.330 OPS 0.905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올 시즌에 앞서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의 재계약을 통해 롯데의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렉스는 올해 시범경기 11경기에서 타율 0.133으로 부진했지만,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안타 경기를 펼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지난 13일 LG 트윈스전부터 1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는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16일 무안타로 좋은 흐름이 끊기더니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만큼 안타를 생산하지 못할 수 있지만, 렉스의 아쉬운 모습은 수비에서 나왔다. 좀처럼 경기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치명적인 실수는 지난 1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발생했다.
롯데가 4-2로 근소하게 앞선 5회초 2사 1, 2루에서 KIA 최형우가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최형우의 타구를 잡은 렉스가 중계플레이를 하기 위해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 공을 바닥에 패대기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KIA 주자들은 모두 한 베이스씩을 더 진루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렉스의 패대기 송구가 없었다면 1, 2루였을 상황이 2, 3루가 됐고, 롯데는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발 박세웅의 폭투가 나오면서 롯데는 너무나도 손쉽게 동점을 내줬다. 여러 상황 등으로 크게 흔들린 박세웅은 결국 5회에만 5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롯데가 7회말 3득점을 통해 승리하면서 렉스의 실책은 조용히 넘어갔지만, 본헤드성 플레이에 가까웠다.
렉스의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는 18일에 그치지 않았다. 렉스는 19일 경기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이번에도 타석에는 최형우가 들어섰다. 선두타자 최형우는 롯데 선발 한현희의 2구째 140km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렉스가 공을 잡았다가 놓치더니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도 한차례 공을 더듬었다.
최형우가 친 타구의 코스가 워낙 좋았던 만큼, 렉스의 플레이가 실책으로 기록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무사 2루의 위기를 한현희가 넘기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18일 경기에서 패대기 송구에 이어 19일 볼을 잡았다가 놓치고 험블을 하는 모습은 분명 불안했다.
롯데는 4회에 5실점을 기록하면서 경기가 KIA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자 7회초 수비에 앞서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 수비에서 좀처럼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렉스를 경기에서 빼줬다. 특별한 사유는 없었던 교체로 시즌이 시작된 후 14경기 모두 출전하고 있는 렉스에게 휴식을 부여하겠다는 뜻이 강해보였다.
분명한 것은 렉스가 두 경기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롯데에는 없어선 안 될 '복덩이' 외인인 것은 분명하다. 시즌 초반이지만, 매 경기 접전의 상황, 기나긴 경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도 맞다. KBO리그에 발을 들인 후 처음 겪는 체력적인 문제로 인한 집중력 저하의 위기를 렉스가 어떻게 이겨낼까.
[롯데 자이언츠 잭 렉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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