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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마치 2021시즌 불펜 투수로 등판하던 때, 또는 지난해 시즌 첫 등판에서의 투구를 보는 듯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특급유망주'의 면모를 되찾았다.
김진욱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투구수 42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김진욱은 데뷔 첫해 39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성적은 분명 아쉬웠으나, 불펜 투수로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김진욱은 39경기 중 34경기를 구원 투수로 나서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강릉고 시절부터 '초고교급'으로 불렸던 김진욱은 2022시즌 다시 선발로 전향해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인생투를 펼치며 재능에 꽃을 피우는 듯했다. 하지만 NC전 이후 잇따른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14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했다.
좋지 않은 흐름은 2023시즌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김진욱은 강우콜드가 선언되면서 실점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4일 SSG 랜더스전에서 ⅓이닝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주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래리 서튼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성장은 못했지만, 후퇴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성장하고 있는 증거를 보여줬다"고 '특급유망주'를 두둔했다. 그리고 김진욱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김진욱은 12일 LG 트윈스전에서 ⅓이닝을 군더더기 없이 막아내더니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이닝을 완벽하게 '퍼펙트'로 매조지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15일 삼성전에서는 1개의 피안타가 있었지만 1이닝 무실점을 기록,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⅓이닝을 1볼넷 무실점으로 묶어내며 2021시즌 불펜 투수로 보여줬던 '포스'를 드러냈다.
사령탑은 18일 경기가 끝난 뒤 "김진욱이 오늘 첫 불펜 투수로 나와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줘서 이후 타자들이 힘을 얻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칭찬, 이튿날 "김진욱이 분위기 반전을 해줬고, 무실점을 해주면서 분위기를 반전하고 역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신감에 찬 김진욱의 20일 경기는 '완벽' 그 자체였다. 최고 147km 직구(27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10구)-커브(5구)를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꽁꽁 묵었다. 김진욱은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뷔진으로 일찍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김진욱은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4회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희생번트를 시도한 주효상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낸 후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 류지혁에게는 145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첫 이닝에는 직구 위주의 투구를 펼치던 김진욱은 5회부터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기 시작, 이창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황대인으로 이어지는 KIA의 강타선을 모두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그리고 6회 최형우-김선빈-고종욱도 깔끔하게 묶어내며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좋은 흐름 속에 김진욱은 7회에도 마운드에 섰으나, 선두타자 주효상과 3B-2S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하지만 3이닝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는 분명 지난해 첫 선발 등판의 NC전, 불펜으로는 2021시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롯데 김진욱이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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