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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현종이도 대단하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지난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양현종이 22일 거둔 승리는 다른 1승과는 의미가 남달랐다. 바로 KBO리그 개인 통산 160번째 승리였기 때문. 양현종은 송진우(210승)과 정민철(161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1승을 추가하면 양현종은 정민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며 2승을 보태면 최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서게 된다.
23일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열린 잠실구장은 '기록' 이야기로 꽃이 폈다. 바로 현역 시절 602경기에 등판해 통산 152승 112패 33홀드 53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레전드' 이강철 감독과 아직까지(?)는 KBO리그 최다승 2위를 사수하고 있는 정민철 해설위원이 만난 까닭이다.
이강철 감독과 정민철 위원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해태 타이거즈를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이강철 감독은 역대 최다승(152승) 4위, 완투(65회) 6위, 완봉(18회) 5위, 이닝(2204⅔이닝) 3위, 탈삼진(1749개) 3위 등 누적 기록대부분의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역 시절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에서 몸담았던 정민철 위원은 393경기에 등판해 161승 128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의 엄청난 스탯을 남겼다. 특히 다승(161승) 2위, 완투(61회) 11위, 완봉(20회) 2위, 이닝(2394⅔이닝), 탈삼진(1661개) 5위에 랭크돼 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개시 전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양현종의 160승 달성 이야기가 나오자 "대단하다. (양)현종이도"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강철 감독이 KIA 타이거즈의 코칭스태프로 몸담던 시절 양현종은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다. 비록 현재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대견한 후배이자 제자이기도 하다.
양현종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던 이강철 감독은 문득 3루 더그아웃을 방문한 정민철 위원을 향해 "몇 승이죠?"라는 질문을 건넸다. 이에 정민철 위원은 "161승"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이) 하나만 더 하면 타이겠네"라며 통산 기록 이야기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저께 내 150승을 가져가더니"라고 너스레를 떨자 정민철 위원은 "제가 153승을 할 때 감독님께서 '빨리 깨야지'라고 말씀하셨다"고 화답했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곧 2위 자리도 내려와야겠네"라고 농담을 건넸다.
양현종으로 시작된 기록 이야기는 이어졌다. 정민철 위원은 "(나는) 우완 최다승으로 밀려고 한다"고 운을 떼자 이강철 감독은 "나는 언더로 해야할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언더는) 못 깰 것 같다"며 "(다음 순위는) 없을 것 같다. 다 은퇴했다. 나는 탈삼진을 비롯해서 다 못 깰 것 같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강철 감독은 정민철 위원을 향해 "(내 기록이) 더 오래갈 것 같다. (정민철 위원이) 일본에 안 갔으면 더 했을 것"이라고 하자 정민철 위원은 "나는 금방 깨질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볼이 가장 안 좋았다"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마쳤다.
현역 시절의 '기록'은 자존심, 업적과도 같다. 은퇴를 한 뒤에도 마찬가지. 하지만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후배들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KBO리그의 흥행과 발전을 위해서는 분명 기쁜 일이다. 엄청난 커리어 속에서 나오는 '여유'였지만, 이강철 감독과 정민철 위원은 양현종의 160승 달성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정민철 해설위원, KIA 타이거즈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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