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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후지나미 신타로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투구수 72구, 7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8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고교시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라이벌'로 불렸던 후지나미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데뷔 후 3시즌 동안 35승을 쌓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6시즌부터 추락하기 시작하더니 7시즌 동안 단 22승에 머무르며 허덕였다. 이런 후지나미에게 꿈이 있었으니 바로 메이저리그 진출이었다.
후지나미는 2022시즌이 종료된 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와 1년 300만 달러(약 40억원)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후지나미가 2022시즌 후반기 과거 좋았을 때의 퍼포먼스를 되찾았다고 하더라도 냉정하게 오클랜드의 투자는 과했다.
그러나 후지나미는 자신을 바라보는 비관적인 시선에 맞서기라도 하듯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차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예상을 뒤엎는는 활약을 펼쳤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29로 높았지만,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의 나쁘지 않은 성적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지나미는 지난 2일 LA 에인절스와 데뷔전에서 2⅓이닝 8실점(8자책)으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더니 9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도 4⅓이닝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16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로 처음 선전했으나, 이는 신기루였다. 후지나미는 23일 텍사스전에서 다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후지나미의 잇따른 부진에 비판, 비난은 쇄도하고 있다. 일단 사령탑부터 뿔이 났다. 마크 캇세이 감독은 "후지나미는 제구에 대한 사투가 계속되고 있다. 직구에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스플리터에 의존했으나, 상대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91마일(약 146km)의 스플리터도 받아친다. 이 수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독설을 내뱉었다.
미국 언론도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오클랜드의 지역 라디오 'KCBS 라디오'의 조 휴즈는 "후지나미가 등판한 4경기에서 39점 차이가 났다"며 "4경기에서 15이닝을 던졌을 뿐 평균자책점은 14.40을 기록했다. 선발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메이저리그 최악의 투수", "역사상 최악"이라는 혹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일본프로야구 통산 13시즌 동안 1744경기에 출전해 2017안타 380홈런 1272타점 타율 0.301 OPS 0.859의 엄청난 성적을 남긴 알렉스 라미레즈 前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감독도 후지나미의 투구를 꼬집었다.
라미레즈는 SNS를 통해 "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이 결과를 보고 놀라지 않았다. 오클랜드의 최선은 후지나미를 1~2이닝 동안 던지는 구원 투수로 사용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더블A로 내려야 한다"며 "후지나미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후지나미 신타로,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알렉스 라미레즈(좌)와 이승엽 감독(우).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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