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40세 레전드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것인가.
올 시즌 KIA에서 놀랍게도 가장 잘 치는 타자가 최고참 최형우(40)다. 최형우는 25일까지 17경기서 57타수 18안타 타율 0.316 3홈런 11타점 7득점 OPS 0.944. 23일 광주 삼성전서 두산 이승엽 감독의 통산 최다 2루타 기록을 깼다. 이제 KBO 통산 2루타(467개) 1위는 최형우다. 당장 25일 광주 NC전서도 한 방을 추가했다.
최형우는 2021~2022년에 하락세가 뚜렷했다. 2021시즌에는 눈 질환 등으로 104경기서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52득점 OPS 0.729로 무너졌다. 2022시즌에는 아픈 곳도 없었지만, 132경기서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55득점 OPS 0.787에 그쳤다. 2021시즌보다 2022시즌이 나았지만, 타구속도나 비거리 등 운동능력의 하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런데 김종국 감독은 25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형우의 스윙스피드가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나이를 먹으면 떨어져야 정상인데, 오히려 좋아졌다는 의미.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형우의 패스트볼 타율은 작년 0.293서 올해 0.333으로 치솟았다. 빠른 공에 대응이 잘 된다는 얘기다.
김종국 감독은 “초반에 안 좋았을 때를 보면, 스윙부터 주저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은 거침없이 나가는 스윙이다. 헛스윙을 하더라도 투수가 위축되는 모습이 보인다. 타선에서 형우가 중심을 잡아주니 (김)선빈이나 앞뒤에서 시너지 효과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팀도 최형우의 홈런(21일 광주 삼성전 끝내기 스리런포)으로 반등의 계기가 됐다”라고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결국 최형우의 땀이 최형우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최형우는 올해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예년보다 타격 페이스를 빠르게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배들보다 먼저 투손에 들어가 개인훈련도 했고, 캠프 연습경기는 잘 나가지 않는 평소의 루틴을 깨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도 몇 차례 출전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시범경기 9경기서 타율 0.227 2타점 1득점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조정기였고, 1일 개막전부터 서서히 타격감을 올리면서 여기까지 왔다. 올 시즌 단 3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서 최소 1안타를 때리는 등 상당히 꾸준하다.
여기서 한 가지 또 눈에 띄는 건 출루율이다. 0.422로 6위다. 지난 2년간 0.354, 0.366이었는데 올해 확연히 높아졌다. 표본이 작지만, 유인구에 방망이가 안 나가고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철저히 지키며 효율적으로 타격한다고 봐야 한다. 나이를 먹어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영역 중 하나가 출루율이다.
좋은 선구안과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잘 맞는 타구가 많이 나오고 있고, 자연스럽게 장타도 늘려가고 있다. 팀이 원하는 중심타선에서의 시너지까지 나고 있다. 후배들이 좀 더 뒷받침하면, KIA 타선도 작년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위압감을 갖출 전망이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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