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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투구수 제한이 풀렸지만, 김윤식(LG 트윈스)가 5이닝 이상 투구를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제구 난조가 문제였다.
김윤식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93구,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크게 부진했다.
김윤식은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114⅔이닝을 소화,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클래식 대표팀에 이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WBC 대표팀 발탁으로 인해 투구수를 채우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시즌 초반 관리를 받으며 경기에 나서왔다. 하지만 최근 김윤식의 투구수 제한은 완전히 풀렸다.
염경엽 감독은 26일 경기에 앞서 "이제는 100구까지는 충분하다. 문제는 과정이다. 많이 맞으면 5이닝에 끝나는 것이다. 어제(25일) 승리조를 다 써서 6이닝을 던져줘야 한 명이라도 더 아낄 수 있다"고 밝히며 김윤식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김윤식의 투구는 올해 등판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문제는 제구 난조였다. 김윤식은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4경기에서 1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이 9개를 기록했다. 데뷔 첫 시즌 67⅔이닝 동안 볼넷 24개, 2021시즌 66⅔이닝에서 볼넷 36개, 지난해 114⅓이닝에서 27개로 결코 제구가 뛰어난 투수는 아니지만, 올해처럼 나쁜 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제구가 조금은 아쉬은 편이다. 이날 그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윤식은 1회 최지훈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추신수와 최정-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범타로 돌려세우며 SSG의 강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제구 난조는 2회부터 시작됐다. 김윤식은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낸 뒤 다시 김성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힘겨운 투구를 펼쳤다. 다행히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인터벌도 짧지 않은 투수가 제구에 난조를 겪으면서 수비 시간은 눈에 띄게 불어났다.
김윤식은 3회 1사 1, 2루의 위기를 탈출, 4회에는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5구째 134.2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으나, 리드를 지켜내는 등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승리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김윤식은 제구 난조로 인해 결국 자멸했다.
3-1으로 앞선 5회초 김윤식은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도루까지 허용하며 다시 이닝을 힘겹게 출발,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다. 김윤식은 2회와 마찬가지로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결국 김윤식은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LG 벤치는 김윤식 스스로 위기를 넘어설 수 있게 지켜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윤식은 타격감이 뜨거운 에레디아에게 던진 4구째 141km 직구를 공략당해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서부터 LG 벤치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LG는 김윤식을 내리고 김진성을 투입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하지만 김진성이 김윤식의 책임주자 두 명의 득점까지 허용하면서 실점은 5점까지 상승했다.
김윤식은 26일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5경기에서 20이닝 동안 무려 13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9이닝 당 볼넷률은 5.85로 매우 높다. 그동안에는 운이 좋았던 덕분에 제구의 불안이 실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는 날에는 결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LG 트윈스 김윤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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