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이거즈 특급’ 박찬호에게 위기감이 감도는 것일까.
‘호주 유학생’ 김규성(26, KIA)이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다. 김규성은 25~26일 광주 NC전에 잇따라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26일 경기서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1,2루서 NC 송명기의 포크볼을 걷어올려 우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경기를 가져오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한 방이었다.
김규성은 지난 겨울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KIA는 내부적으로 김규성에게 기회를 주면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우량주로 분류한 상태다.
마침 투손 스프링캠프부터 손목이 좋지 않던 박찬호가 25일에 이어 26일 경기에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두 경기 모두 수비만 소화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어쩔 수 없이 불참하면서 예년보다 훈련량이 적었다. 김종국 감독은 그 여파가 올 시즌 초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25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손목에 대한 염려가 있다. 스윙이 원활하지 못해 훈련량도 적었고, 스윙 매커닉도 완전하지 않다. 이번 3연전은 대수비, 대주자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손목에서 약간 통증이 있어서 3연전 스타팅으로 나가기 쉽지 않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18경기서 62타수 12안타 타율 0.194 1타점 7득점 OPS 0.436. 함평 재활캠프에서 나름대로 밀도 높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타격훈련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손목이 좋지 않은 게 박찬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반면 김규성은 25일 경기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26일 경기서 스리런포를 한 방 터트리면서 김 감독에게 눈 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박찬호의 컨디션 난조가 지속되면 김규성의 출전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구나 타격감이 팀에서 가장 좋은 류지혁도 25일 경기서 발목 타박상을 입었다. 2루수 김선빈도 베테랑이라 매일 선발 출전하는 건 어렵다. 여러모로 김규성으로선 기회다.
박찬호로선 긴장감, 위기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출전도 할 수 없으니 딜레마다. 손목부터 확실하게 나은 다음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KIA 내야에는 김규성과 류지혁이 있고, 잠재적으로는 빠르면 전반기 막판, 늦어도 후반기에 돌아올 김도영도 경쟁자다. 김도영과 김규성 모두 유격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박찬호로선 안심하기 어렵다.
박찬호는 시범경기 기간에 이젠 도루왕보다 타격을 좀 더 잘해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실제 도루왕보다는 타격을 잘 하는 선수가 업계에서 좀 더 인정을 받는다. 야구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은 확실하고, 실제 작년에 피 나는 노력을 통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유격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어렵다. 박찬호가 다시 한번 고비를 맞이했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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