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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볼보이분도 당황했을 텐데 …"
SSG 랜더스 오태곤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원정 맞대결에 1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위 탈환의 선봉장에 섰다.
오태곤 입장에서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오태곤은 0-3으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LG 선발 김윤식의 5구째 134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오태곤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시즌 2호.
이날 가장 큰 '이슈'였던 상황이 벌어진 것은 5회였다. 3-3으로 맞선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은 LG의 바뀐 투수 김진성의 7구째 143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우익 선상으로 향하는 좋은 코스의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오태곤의 타구가 파울볼이라고 착각한 볼보이가 그의 타구를 글러브로 건드린 것. 당초 SSG 주자들은 모두 홈을 밟는데 성공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페어 타구이자, 볼데드가 선언됐다. 이로 인해 오태곤의 타구는 2타점 2루타에서 1타점 2루타로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볼보이의 판단 미스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승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오태곤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뽑아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고, 팀의 5-3 역전승의 선봉장에 섰다.
오태곤은 경기가 끝난 후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LG와 경기이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임했다"며 "어제(25일) 하루 진 것이 지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고 타석에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선수계약) 자격을 통해 SSG와 4년 총액 18억원의 재계약을 맺은 오태곤은 올해 17경기에서 14안타 2홈런 타율 0.350 OPS 0.997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FA 계약을 맺은 후 더 잘하고자 노력한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중이다.
오태곤은 "FA 계약을 맺으며 부담감이 덜해졌다. 지난 선수 생활 동안 기록이나 경쟁 때문에 압박감을 계속 느꼈지만, 최근에는 개인 기록보단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역전타를 친 상황에서는 풀카운트에서 직구 타이밍에 하나 앞에 놓고 스윙한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태곤은 볼보이가 개입된 상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박)성한이가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면 아쉬웠을 수 있는데, 타점을 얻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며 "볼보이분도 당황했을 텐데 많이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 주신 SSG의 자부심, 으쓱이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SSG 랜더스 오태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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