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SSG 랜더스는 송영진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5구,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SG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송영진은 '에이스' 김광현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선발 기회를 받아왔다. 송영진은 지난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쌓는데 성공고, 20일 KT 위즈를 상대로는 3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날은 당분간 송영진에게 주어진 마지막 선발 기회였다. 김원형 감독은 26일 경기에 앞서 이날 투구가 끝난 뒤 송영진을 2군으로 내려 휴식을 주거나, 1군에서 5일 이상의 회복의 시간을 준 뒤 불펜 투수로 기용할 방침을 밝혔다. 관리를 해주면서도 불펜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필승조'에 가까운 보직을 맡길 뜻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한 살이 많은 문동주(한화 이글스)도 관리를 해주는 것을 보면서 지금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 타이밍을 쉬어야 하는지, 정상적으로 5일을 쉬고 불펜으로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라며 "(송)영진이도 불펜 경험을 하면서 필승조 개념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등판이라는 것을 의식했던 것일까. 송영진은 최고 149km의 빠른 직구(71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7구)-포크볼(4구)-커브(3구)를 곁들이며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투구와 함께 시즌 2승째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물론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송영진은 1회 시작부터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은 뒤 폭투와 진루타를 허용하는 등 2사 3루 위기에서 오스틴 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는 무실점을 마크했으나, 3회 세 개의 폭투와 아쉬운 수비가 겹치는 등 2점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4회부터 안정을 찾더니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완성했다.
송영진은 타 선수들과 다른 특별한 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검지보다는 중지가 길다는 것. 때문에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도 커터와 싱커성의 무브먼트가 형성된다. 이는 송영진 입장에서 최고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26일 투구도 직구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것이다.
송영진은 높은 직구의 비율을 묻자 "내 직구가 끝이 조금 지저분하다. 어떻게 보면 변화구가 될 수도 있고, 직구가 될 수도 있다. 커터, 싱커, 투심도 되는게 장점이다. 그 부분이 오늘 경기에서 잘 통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가져갔고, 힘도 좋았기 때문에 (김)민식 선배님의 리드를 잘 따라갔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투구를 끝으로 송영진은 당분간 보직을 변경한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송영진이 언제든 선발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맡은 바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감독님께서 관리를 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발전하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1년차, 현재는 보직에 대한 욕심이 없다. 하지만 나중에는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송영진의 목표. 즉 선발을 꿈꾸고 있다. 사령탑도 송영진이 선발 재목이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역설했다. 송영진은 "이제는 6이닝 말고 7이닝, 8~9이닝도 던질 수 있는 체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원형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긴 송영진이 철저한 관리 속에 SSG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SG 랜더스 송영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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