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신)민재 칭찬좀 많이 해주세요"
염경엽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맞대결에 앞서 이례적으로 취재진을 향해 신민재에 대한 칭찬을 부탁했다. 신민재는 2015년 육성선수로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은 뒤 LG 트윈스로 건너와 5시즌째 활약 중.
신민재는 올해 무려 16경기에 나섰지만, 단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LG 입장에서는 없어선 안 될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유는 특급 대주자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중인 까닭. 신민재는 대부분 대주자로만 경기에 나서 5도루 6득점을 마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잠실 SSG전에서는 9회 대주자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신민재는 문성주를 대신해 대주자로 투입돼 2루 베이스를 훔쳐냈고, 후속타자 오지환의 안타에 홈을 파고들며 7-6의 승리를 견인했다. 신민재의 도루가 없었다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오지환의 안타가 끝내기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의 활약을 두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사령탑은 "대주자라는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1점차 승부에서는 주전 만큼이나 승수를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시즌을 하다보면 좋을 때는 6~7승까지도 만들어내는 것이 대주자의 역할"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민재가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를 성공한 것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령탑은 "변화구 타이밍은 벤치에서 잡아주지만, 결국 주자가 무사에 나갔을 때는 1사에는 3루가 돼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스스로 도루로 2루를 가든, 3루를 가든 1사 3루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26일의 경우도 도루를 성공해 주면서 외야의 수비 위치를 당길 수 있었다. 주자가 2루에 와일드 피치가 나오면 3루로 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있으면 원바운드 변화구를 던지기가 쉽지 않다. 투수와 포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 지면서 오지환이 끝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6일 경기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오지환이지만,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의 활약을 더욱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오)지환이가 승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신)민재 같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 역할을 해냈을 때 팀에 큰 영향을 주고, 뒤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령탑이 크게 고마워한 이유는 더 있다. 주전 선수들의 경우 한 번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러나 백업 선수들에게 실수는 치명적이다.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상황에 따라서는 1군 생존 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까닭이다. 염경엽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았다.
사령탑은 "대주자라는 역할이 주전이 쉬어야 할 때, 점수차가 많이 났을 때는 경기에 나가야 한다. 결국 뒤에서 힘든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아웃이 됐을 때는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러나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 보다 아웃이 됐을 때 질타를 많이 받는 역할이다. 가장 고생하는 위치"라고 신민재의 칭찬을 쏟아냈다.
주연보다 돋보이지 않는 조연이지만, 신민재는 현재 LG가 추구하는 야구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LG 트윈스 신민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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