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건 김광현, KK의 슬라이더거든요.”
29일 잠실 LG-KIA전을 중계하던 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이 한동안 이 투수를 극찬했다. 심지어 김광현(SSG)과 양현종(KIA)을 거론했다. 립 서비스(?)라고 하기엔, 1년만에 환골탈태한 모습이 인상적이긴 하다.
KIA 2년차 좌완 불펜 최지민(20)이다. 29일 경기서 5-0으로 앞선 7회말 무사 만루에 등판,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시즌 첫 홀드. 승계주자 3실점을 했지만, 본인의 자책은 아니었다.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2.19.
최지민은 김진욱(롯데)의 강릉고 1년 후배다. 2022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할 당시, 김진욱보다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이준영을 뒷받침하는 좌완 셋업맨으로 활용하는 걸 모색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작년 성적은 6경기서 평균자책점 13.50.
1년만에 환골탈태했다. 특히 패스트볼의 스피드를 비롯해 전체적인 구위가 엄청나게 향상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지민의 2022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1.1km. 그러나 올 시즌에는 145km로 올랐다. 3.9km 상승이다.
작년에는 대부분 140km 안팎이었다. 그러나 29일 LG전서 문성주와 오지환을 상대할 때 잇따라 150km를 한 차례 찍었다. 149km도 수 차례 찍었다. 무사 만루 위기서 전력투구를 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8회에도 140km대 중반의 공을 뿌렸다.
오재원 해설위원은 중계를 통해 “온 몸의 가동력을 다 쓰고 있다”라고 했다. 몸을 활용해 스피드를 내는 방식이 작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패스트볼을 몸쪽과 바깥쪽에 팍팍 꽂으니, LG 타자들이 힘 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간혹 구사한 좌타자 바깥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도 일품이었다.
심지어 오재원 위원은 슬라이더를 두고 “저건 김광현, KK의 슬라이더다”라고 했다. 오 위원은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폼의 차이가 거의 없고, 힘이 있기 때문에 굳이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지 않아도 승승장구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오 위원은 최지민이 슬라이더를 구사할 때 패스트볼을 구사할 때보다 타점이 약간 낮다고 지적했지만, 너무나도 위력적이라고 했다.
또한 오 위원은 “완벽한 슬라이더가 있기 때문에 코스만 늘리면 마무리도 가능하고, 선발투수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전날 2루 견제하는 모습을 보니 시야도 열려있다”라면서 “구위만 보면 안경 안 쓴 대투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안경 쓴 대투수는 모두 알다시피 양현종이다.
칭찬만 하지는 않았다. 오 위원은 최지민이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하이패스트볼 활용도 적극 추천했다. 스피드와 구위가 올라왔으니, 스트라이크 존을 더 넓게 활용하면 위력이 배가된다는 의미다.
올해 KIA 불펜은 좌완 풍년이다. 이적생 사이드암 김대유가 약간의 기복은 있다. 그래도 메인 셋업맨 이준영, 최지민, 김기훈 모두 순항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지민의 업그레이드가 극적이다. 김종국 감독과 팬들의 신뢰 속에 잠재력을 터트릴 기세다.
[최지민.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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