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스타와 제2의 이종범을 지웠다. KIA의 5연승 과정에서 가장 큰 수확일지도 모른다.
KIA가 4월의 마지막 일정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26~27일 광주 NC전에 이어 28~30일 잠실 LG전을 모두 잡았다. 사실 리그 1위를 다투는 LG를 상대로 주말 원정을 싹쓸이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세, 객관적 전력 모두 LG보다 좋다고 보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는 애버리지가 지배하는 스포츠다. 잘 나가던 LG는 알게 모르게 피로감이 있었고, 그 사이 KIA의 기세가 좀 더 치솟았다. 특히 LG와의 첫 경기를 빗속 연장 혈투 끝에 잡은 게 컸다. 김종국 감독이 8회 대타 이우성을 기용해 동점 솔로포를 이끌어냈고, 연장 11회에는 착실히 찬스를 만든 끝에 이창진의 귀중한 결승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29일에는 초반부터 착실하게 점수를 뽑은 끝에 완승했다. 9회 김규성의 홈스틸 포함 KBO 역대 7번째 삼중도루는 백미였다. 화력 대결로 펼쳐진 30일 경기서는 끝내 판정승을 따냈다. LG가 숱한 주루사, 실책으로 무너진 사이 KIA가 빈 틈을 잘 파고 들었다.
KIA 내부적으로 시즌의 문을 열기 전부터 마운드는 믿음이 있었다. 선발과 중간의 뎁스, 짜임새 모두 작년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 4월 중순부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서 그렇게 안 터지던 타자들의 생산력, 시너지가 나오니 팀의 공수밸런스가 서서히 맞아떨어진다.
해결사 나성범, 리드오프 김도영의 부재가 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KIA 타선을 보면 두 사람이 거의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시너지를 보여준다. 베테랑 최형우가 나이를 잊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고, 부진하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황대인이 동반 기지개를 켰다. 발목 부상에 시달리던 김선빈도 점점 타격감을 올린다.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나성범의 공백을 메웠다.
나성범 없는 중심타선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준 것도 모자라서, 백업들이 제대로 한 건을 하며 팀에 건전한 경쟁심을 안겨준 것도 수확이다. 이우성의 대타 홈런, 김규성의 홈 스틸이 대표적이다. 이우성은 왼손투수가 나올 때 요긴하게 쓰인다. 고종욱과 플래툰 활용이 가능하다. 김규성은 박찬호가 손목 통증에서 벗어나도 류지혁, 김선빈까지 백업 가능하다. 김종국 감독에겐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선수들은 건전한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KIA는 나성범과 김도영 없어도 타선이 약하지 않다는 걸 5연승을 통해 증명했다. 김종국 감독의 적절한 개입은 팀의 공격 생산력에 양념처럼 스며들었다. 선수들의 사기는 올랐다. 이제 그 흐름을 최대한 오랫동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물론 막 올라온 타격사이클은 언젠가 또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나성범과 김도영이 또 생각 날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득이 될 게 없다.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 5월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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