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기존에 마운드에 올라있던 최승용을 시작으로 무려 6명의 투수가 7회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무려 8점을 헌납했다. 경기 초반 돋보였던 투수 교체 타이밍이 완전히 빛을 잃었던 경기였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5차전 홈 맞대결에서 3-8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3연승을 눈앞에 뒀던 두산은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인해 고개를 떨궜다.
두산은 전날(2일)과 마찬가지로 타선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선취점을 뽑아낸 것도 한화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두산은 2회 김재환과 호세 로하스가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장승현이 친 타구가 3루수 방면으로 향했고, 노시환이 타구를 뒤로 빠뜨리리고 말았다. 여기서 2루 주자 김재환이 홈을 파고들면서 1-0으로 앞서 나갔다.
두산은 점수차가 크지 않았고 선발 김동주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등 불안한 투구를 펼치자, 경기 초반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며 불펜을 가동했다. 첫 투수 교체 타이밍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이승엽 감독과 두산 벤치가 원했던 결과가 제대로 탄생했다.
두산은 4회초 선발 김동주가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문현빈의 포수 앞 땅볼 타구에 장승현의 송구 실책이 발생하면서 모든 주자가 살았고, 김동주는 후속타자 오선진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두산 벤치가 움직임을 가져갔다. 김동주를 내리고 최승용을 투입한 것. 결과는 최고였다.
1사 만루의 큰 위기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뒤 처음 출전한 최승용은 노수광을 상대로 투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최승용은 포수 장승현에게 공을 뿌리며 홈을 파고들던 주자를 잡아낸 후 타자 주자까지 돌려세우며 병살타로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여기까지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였다.
최승용이 4회 큰 위기를 극복하고 5~6회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자 두산 벤치는 그를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이 판단이 화근이 됐다. 최승용은 선두타자 오선진에게 안타를 내주더니 후속타자 노수광에게 2루수 뒤쪽으로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두산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박치국을 투입했고, 첫 타자 이원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불쇼'가 시작됐다. 두산은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 이병헌을 투입했으나, 정은원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경기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큰 위기에 놓인 두산은 다시 한번 불펜을 가동했고, 이번에는 정철원을 투입하며 승부스를 띄웠다. 하지만 정철원은 등판과 동시에 폭투를 범했고, 허무하게 역전 점수를 내주며 자멸했다. 게다가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점수차는 1-3까지 벌어졌다. 정철원에 이어 최지강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에는 한화의 타선이 대폭발하기 시작했다.
최지강은 채은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으나, 김인환에게 볼넷을 내준 후 집중타를 맞았다. 최지강은 최재훈-문현빈-오선진-노수광-이원석까지 5명의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무려 5명의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허용했다. 결국 두산은 7회 최승용과 박치국-이병헌-정철원-최지강-김명신까지 6명을 투입했지만, 8점을 헌납했고, 승기는 한화 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됐다.
투수 교체는 모든 것이 결과론. 분명 최승용을 투입하며 1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탈출, 박치국을 통해 7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후 투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고, 결국 교체 타이밍의 아쉬움이 남게 됐다. 두산은 남은 이닝에서 7점차의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3-8로 완패를 당했다.
[두산 정철원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한화 노시환 타석 때 폭투를 던지며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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