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전혀 예상 못했다.”
8일이 흘렀다. 그러나 그날 KIA의 구단 최초 삼중도루 여운은 오랫동안 남을 듯하다. 4월29일 잠실 LG전. 5-3으로 앞선 9회초 2사 만루 한승택 타석에서 3루 주자 김규성의 홈스틸, 1루 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2루 주자 이우성의 도루까지. 현 시점에서 올 시즌 개막 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김종국 감독조차 김규성의 홈스틸 및 삼중도루 시도를 몰랐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규성은 이미 조재영 3루 코치와 교감을 나눈 상태였고, LG 좌완 함덕주와 박동원 배터리를 완벽히 농락했다. 함덕주의 투구가 홈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던 김규성의 몸에 맞을 정도로, LG는 눈 뜨고 당했다.
제3자 입장이던 KIA 투수들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불펜 김기훈은 그날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으나 등판 자체는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 역시 7일 창원 NC전이 비로 취소되자 그날을 돌아보며 “전혀 예상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규성이 형은 상대 입장에선 까다로운 주자다. 규성이 형 같은 주자가 그런 역할을 해주면, 팀은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했다.
조재영 주루코치의 준비, 디테일이 대단하다는 후문이다. KIA 관계자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하신다. (타 구단들)투수들 습관을 다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 플레이 하나로, KIA의 뛰는 야구에 대한 경계심이 한 단계 올라갔다. 실제 김규성이 주중 롯데와의 홈 3연전서 3루 주자가 된 적이 있었는데, 관중석에서 먼저 들썩거리기도 했다.
한편으로 KIA 역시 타 구단들의 뛰는 야구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김기훈은 “최근 박기남 코치님이 다른 팀 주자들의 움직임에 대비해 우리 투수들이 체크해야 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을 말해줬다”라고 했다. 시즌 내내 9개 구단과 맞대결을 펼치며 습관과 패턴을 분석하고 적용하는 게 전력분석팀과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김기훈은 함덕주와 같은 왼손 불펜이다. 1루를 보고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3루 주자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얘기도 했다. 올 시즌 LG 등의 영향으로 뛰는 야구가 다시 활발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기훈은 “투수코치님은 주자 견제보다 타자와의 승부가 우선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주자를 항상 체크해야 하며, 주자가 있을 때 홀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타이밍 싸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규성 홈스틸(위), 김기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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