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5할 승률도 깨지고, '에이스' 마저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두산은 2022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갔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기존의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교체하는 등 '칼'을 빼들었다. 이유는 창단 첫 9위 추락이라는 큰 수모를 겪었던 탓이다.
두산은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모처럼 지갑을 열었고, 4년 동안 팀을 떠나있던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초보 사령탑' 이승엽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5승 2무 6패 공동 6위를 기록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두산은 두 번의 3연패와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딜런 파일이 힘을 보태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12승 1무 11패 승률 0.522로 목표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뒀다.
하지만 세 번째 3연패는 조금 치명적이었다. 두산은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8로 패했고, 이튿날 3-10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후 우천으로 인해 두 경기 휴식을 취한 뒤 맞붙은 LG 트윈스에게 1-11로 완패를 당했다. 특히 7일 LG전은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두산은 7일 경기에서 '에이스' 곽빈이 1⅓이닝 만에 6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부터 곽빈의 '허리 상태'를 우려했는데, 결국 말썽을 일으킨 것이었다. 구위와 구속 모두 평소의 곽빈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게다가 7일 경기 패배로 두산의 승률은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밑으로 떨어졌다.
곽빈은 일단 당분간 전열에서 이탈한다. 두산 관게자에 따르면 곽빈은 8일 오전 청담리온정형외과에서 검진을 진행했고, 허리 염좌 진단을 받았다. 당분간 휴식이 필요한 상황, 두산은 어쩔 수 없이 곽빈을 1군에서 말소했다. 두산 관계자는 "회복세에 따라 추후 스케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그동안 좋은 성적에 가려졌으나, 두산의 투·타 불균형은 심각한 상황이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35(3위)로 리그 최상위 수준이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05로 리그 9위에 랭크 돼 있다. 마운드보다 심각한 것은 타선이다. 두산의 팀 타율은 0.240(9위), 팀 득점권 타율은 팀 타율보다 낮은 0.218(9위)로 불과하다.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 것은 양석환(0.289). 최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으나, 양의지(0.279)와 김재환(0.274), 정수빈(0.273), 허경민(0.261)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두산은 9일부터 부산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다. 롯데가 최근 4경기 연속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실전 감각이 조금 떨어져 있지만, 4월의 상승세를 고려한다면 여전히 분위기는 좋다. 반면 두산은 3연패. 이승엽 감독에게 두산 사령탑 부임 이후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과 곽빈,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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