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요시다와 계약 도둑 레벨이다"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요시다는 데뷔 첫 시즌 63경기에 출전해 57안타 10홈런 34타점 타율 0.290 OPS 0.854를 기록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듬해 64경기에서 0.311 OPS 0.928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본격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요시다는 2018시즌 143경기에 나서 165안타 26홈런 타율 0.321 OPS 0.956을 기록했고, 2019시즌도 마찬가지로 전경기(143경기)에 출전해 168안타 29홈런 85타점 92득점 타율 0.322 OPS 0.95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요시다는 7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는 등 884안타 133홈런 타율 0.327 OPS 0.960의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밝힌 요시다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9억원)의 '잭팟' 계약을 맺고 당당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하지만 요시다의 계약이 발표된 직후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요시다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안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던 것.
당시 현지 복수 언론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오버페이' 논란이 발생하자 보스턴의 고위 관계자들은 요시다와 계약에 대한 해명(?)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당시 하임 블룸 보스턴 야구 운영부문 사장은 "요시다에게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요시다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해왔다"며 "리스크는 있지만, 기본기 방망이의 움직임, 볼을 보는 방법 등은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고 요시다의 성공을 확신했다.
요시다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였다. 요시다는 보스턴 입성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표팀으로 WBC에 출전했고,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요시다는 총 7경기에 출전해 9안타 2홈런 13타점 타율 0.409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일본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때부터 보스턴의 팬들이 요시다에 대한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
요시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개막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 데뷔 후 네 경기째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첫 아치를 그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진과 부상이 겹친 결과 시즌 타율은 0.167까지 곤두박질쳤고, 요시다의 몸값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낸 요시다는 지난달 21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리더니 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까지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는 중이다. 0.167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어느새 0.321까지 상승했다. 한 이닝 2홈런을 비롯해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는 중이다.
요시다가 연일 엄청난 활약을 펼치자 현지 언론의 분위기도 180도 바뀌었다. 미국 '보스턴 그로브'는 "지금까지 요시다와의 계약은 도둑 레벨"이라며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요시다와 계약에 대해 대부분 혹평했다. ESPN에 따르면 '누군가는 요시다의 가치는 보스턴의 계약 절반'이라고 비웃었다"고 전했다.
보스턴 지역 방송사인 'NESN'은 "요시다와 보스턴의 계약은 오프시즌 메이저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벌써부터 투자에 대한 효과를 보고 있다"며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좌익수를 소화하고 있고, 비록 수비력이 평균 이하라고 하더라도 방망이는 그 단점을 크게 보완했다"고 호평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초반 전력 분석 등의 문제로 인해 타자들은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다. 지난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가 이달의 신인에 선정됐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 하지만 요시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중이다. 지금까지 흐름은 흠잡을 데가 없는 수준. 요시다가 지금의 좋은 흐름을 시즌 종료 시점까지 이어가 '오버페이' 의혹을 보란듯이 비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요시다 마사타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