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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잘 맞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고,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투구도 있었지만, 앞선 등판들보다 좋아진 모습은 분명했다.
스트레일리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6구,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사구 2실점(2자책)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았던 스트레일리는 데뷔 첫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이듬해 성적이 조금 떨어졌지만, 31경기에서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07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시즌이 끝난 뒤 당연히 스트레일리와 재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의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KBO리그에서 2시즌을 보낸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애리조나에서 스트레일리의 성적은 처참했다. 시범경기 4경기(1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6.57로 경쟁력을 어필하지 못했고, 결국 빅리그 재입성의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한동안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스트레일리는 다시 KBO리그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돌아와 11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며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을 때의 기량을 뽐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첫 등판인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좋지 않은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스트레일리는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 4실점(3자책),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3이닝 3실점(3자책), 가장 최근 등판인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이닝 1실점(1자책)으로 조기에 강판됐다.
래리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의 부진 이유로 "미국에서도 4월에는 항상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슬로우스타터였다. 그러나 좋아지고 있는 사인을 보내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몸 상태는 좋다. 다만 운동-가동 범위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태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시즌이 한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 가동 범위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스트레일리도 88년생으로 나이가 있는 선수다. 그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자신의 보완점을 알고 그 부분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이 지났고, 5월이 시작된 만큼 서튼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한 주의 시작을 스트레일리가 책임을 진다. 스트레일리가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일리의 활약이 중요하다. 오늘 한 단계 성장한 스트레일리를 기대하고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일리의 투구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앞선 다섯 번의 등판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었다. 다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스트레일리는 1회 정수빈-호세 로하스-김재환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은 후 2회 양의지와 양석환까지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러나 2사 이후가 아쉬웠다.
스트레일리는 허경민에게 2구째 145km 몸 쪽 직구를 공략당했고, 동점 솔로홈런을 내주면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좋지 않은 흐름은 이어졌다. 스트레일리는 3회 선두타자 이유찬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로하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김재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2실점째를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투구는 탄탄했다. 스트레일리는 4회 허경민에게 2루타, 양찬열에게 안타를 내주는 등 1사 1, 3루의 위기에서 박계범과 이유찬을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큰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5회 정수빈-로하스-김재환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다시 한번 묶어내며 이날 두 번째 삼자범퇴를 마크,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가 아닌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최고 148km를 기록 총 96구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73구, 76%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털보 에이스'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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