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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방망이 끝에 맞은 느낌이라…넘어가지 않겠다 싶었거든요.”
KBO리그 통산 505도루를 자랑하는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이 놀랐다. KIA 오른손 거포 유망주 변우혁(23)의 시즌 3호 홈런은 '괴력' 혹은‘반전’이었다. 투수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김광현(SSG)이었고, 그 김광현을 상대로 변우혁의 ‘타격 플랜’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도 지난주 롯데와의 홈 3연전 당시 변우혁이 1할대 타율(0.189)임에도 “한화 시절보다 타격이 발전했다”라고 했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결과는 안 나오는데 변화구에 타이밍이 좋아 보인다”라고 했다.
변우혁은 한화 시절에 변화구 대처에 다소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좀 다르다. 9일 광주 SSG전 4회 2사 1루서 김광현의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오자 그대로 잡아당겨 선제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초구 바깥쪽 꽉 찬 스트라이크는 지켜봤다. 그리고 2구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홈런으로 연결했다. 애당초 변화구를 노렸다는 의미. 변화구 공략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이대형 해설위원은 중계를 통해 “그동안 변화구에 타이밍을 못 맞추면서 좋은 타격을 못 했는데, 오늘은 첫 타석에 변화구를 많이 보더니 이번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공략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대형 위원은 “초구 패스트볼에 전혀 반응을 안 하길래 하나 더 가도 되겠다 싶었다. 변우혁이 체인지업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김광현의 실투이기도 했지만, 변우혁의 대처가 그만큼 훌륭했다.
포인트는 또 있다. 이 위원은 “변우혁은 힘이 굉장히 좋은 타자다. 방망이 끝에 맞는 느낌이라 (담장을)넘어가지 않겠다 싶었다. 하지만,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라고 했다. 노림수가 맞아떨어지니, 파워라는 장점을 결합해 최상의 결과를 냈다.
노림수 타격에 성공했지만,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그러나 이게 변우혁의 장점이기도 하다. 스윗 스팟에 맞지 않아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사실 전임 단장이 오랫동안 주시했던 선수다.
변우혁은 최근 다시 주전으로 나가는 비중을 높이며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한다. 스탯은 눈에 띄지 않지만, KIA가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른 투수도 아니고 김광현에게 홈런을 쳤다는 사실이, 변우혁에겐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듯하다.
[변우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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