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BC서는 안 좋았는데, 이젠 자리를 잡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21승 출신이자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 NC)는 관찰력이 빼어나다. 지난 6일 창원 KIA전이 비로 취소되자 KBO 최고투수 안우진(키움)이 메이저리그에 갈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했다. 스탯 찾는 걸 좋아해 안우진의 기록을 미리 찾아보기도 했지만, 4월7일 홈 개막전서 안우진과 맞붙어보니 대단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런 페디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투수는 NC에도 있다. 토종에이스 구창모(26)다. 구창모는 올 시즌 6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3.82다. 잘 던지고도 승운이 안 따른 전형적인 케이스. 그러다 4월27일 광주 KIA전서 7회 1사까지 퍼펙트를 하다 와르르 무너졌다. 3일 창원 LG전서도 5이닝 2실점으로 물러났다.
페디는 구창모가 0승이라도 개의치 않는다. 왜 구창모가 토종에이스인지 알고 있다. 6일 창원 KIA전이 비로 취소된 뒤 “WBC서 안 좋았다. 그러나 요즘 자리를 잡았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이다”라고 했다. 특히 구창모의 장점에 대해 “이닝을 효율적으로 끌어간다. 커맨드가 좋고 타자를 잡아내는 능력이 좋다. 타자의 밸런스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라고 했다.
구창모는 기본적으로 디셉션이 좋고, 각 구종 별 폼의 차이가 거의 없다. 14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리지만 힘에 의존하지 않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3.7km이다. 작년 144.1km보다 살짝 떨어진 수준. 여기에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섞는다.
올 시즌에는 작년에 비해 패스트볼 구사 빈도가 살짝 떨어졌다. 대신 스플리터 구사율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런데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작년 0.236서 올해 0.138로 뚝 떨어졌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작년 0.270서 올해 0.172로 떨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좌타자들이 바깥으로 도망가는 좌투수 슬라이더를 치는 게 쉽지 않다.
개막 1개월이 흘렀는데 아직도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과도하게 의식할 경우, 오히려 투구내용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페디는 구창모의 이런 모습들을 전체적으로 지켜보고 호평한 것으로 보인다.
WBC서 투구밸런스가 안 좋았다. 그러나 이젠 정상궤도에 올라온 상태다. 올 시즌은 광현종의 좌완 적통 후계자임을 입증하는 해다. 구창모를 괴롭혀온 내구성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당분간 화-일요일 스케줄만 잡지 않으면서 토종에이스를 배려하려고 한다. 결국 구창모가 성적으로 증명하면 된다.
[구창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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