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드이어 '좌승사자'가 돌아왔다. 투구폼의 문제로 인해 4월 내내 부진했으나, 기존의 폼을 되찾음과 동시에 완벽한 투구까지 뽐냈다.
찰리 반즈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반즈는 지난해 롯데의 '에이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팀 사정으로 인해 4일 휴식 등판도 거뜬히 소화하는 등 총 31경기에 등판해 18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2023시즌도 반즈와 동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올해 초반 반즈의 모습은 낯설었다.
반즈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매우 부진했다. 물론 시범경기에 불과했던 만큼 정규시즌에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반즈는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줄곧 아쉬운 투구를 펼쳤다. 시즌 첫 등판에서 4⅓이닝 4실점, 두 번째 등판에서는 5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반즈는 지난달 22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면서 우여곡절 속에 첫 승을 손에 넣었지만, 28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이닝 2실점(2자책)의 아쉬움을 남겼다. 반즈의 부진 이유는 명확했다. 비시즌 세트 포지션 자세에서 글러브를 두는 위치를 바꿨는데, 이게 팔 각도 등 투구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
래리 서튼 감독은 10일 경기에 아서 "반즈와 스트레일리가 굉장히 열심히 해주는 선수들이다. 훈련에서도 매우 성실하고, 자신이 원하는 폼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해주고 있다. 어제(9일) 스트레일리와 마찬가지로 반즈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4회가 되든, 5회든, 6회든 경기를 해봐야겠지만, 반즈가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즌 다섯 번째 등판. 반즈가 드디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투구는 그야말로 군더더기가 없었다. 반즈는 1회 시작부터 정수빈-호세 로하스-김재환으로 연결되는 두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다. 가장 큰 위기도 넘겼다. 반즈는 2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볼넷,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에 몰렸으나, 후속타자를 모두 돌려세우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큰 위기를 극복한 뒤 반즈는 완벽에 가까웠다. 반즈는 3회 이유찬에게 위닝샷으로 145km 직구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고,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 로하스에게도 144km 직구로 삼진을 뽑아내며 두 번째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게다가 4회에는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았고,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반즈는 5회 양찬열-박계범-이유찬, 6회 정수빈-로하스-김재환까지 완벽하게 봉쇄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완성시켰고, 7회에도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낸 후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직구장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완벽한 투구를 펼친 반즈를 향해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물론 반짝 활약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4월의 등판과 비교했을 때 반즈는 분명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전날(9일) 스트레일리가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데 이어 10일에는 반즈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롯데 선발 마운드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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