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제는 도와줄 때가 됐다"는 사령탑의 한마디. 하지만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했으나, 이번에도 승 운은 따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가 등판할 때 타선이 도와준 적이 없다. 이제는 도와줄 때가 된 것 같다"며 "타선이 조금 편하게 해주면 최원준도 편하게 피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1승도 못했기 ??문에 빨리 첫 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분명하다. 최원준은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지원이 1.55점에 불과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최저. 리그 평균은 4.88점. 물론 최원준이 부진해서 승리를 쌓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좋은 투구를 펼친 날에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5경기에서 단 1승도 쌓지 못했다.
사령탑은 전날(9일)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5-2 승리를 거뒀던 타순을 그대로 내세웠다. 상대 선발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7.58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던 찰리 반즈와 맞대결이었던 만큼 기대를 품을 만했다. 하지만 이날도 타선은 최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다.
찬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은 1회 삼자범퇴로 침묵했으나, 2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양의지가 볼넷으로 출루, 양석환이 안타를 뽑아내며 손쉽게 무사 1, 2루의 찬스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허경민의 빗맞은 뜬공 타구를 롯데 유격수 노진혁이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플레이에 두산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지 않으면서 2루 주자가 3루에서 아웃됐다.
아쉽게 아웃카운트가 1개 올라갔지만, 여전히 점수를 낼 수 있는 찬스는 이어졌다. 하지만 1사 1, 2루에서 양찬열이 롯데 선발 반즈의 130km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고, 후속타자 박계범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첫 번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반대로 롯데 선발 반즈는 큰 위기를 극복하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은 3회 이유찬-정수빈-호세 로하스로 이어지는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4회초에는 선두타자 김재환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는데 성공했으나 이번에도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두산 타선은 5~6회에도 모두 삼자범퇴로 묶이며 힘을 쓰지 못했다.
최원준은 제 몫을 다했다. 최원준은 1회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은 뒤 2회도 무실점을 마크했다. 3회 1사 1, 2루의 위기에서 고승민에게 1타점 적시 2루타, 3회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2점을 내줬지만, 점수차가 크지 않았던 만큼 충분히 좁힐 수 있는 격차였다. 최원준은 5회부터 다시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6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여유 있는 투구 수에 최원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7회 노진혁에게 안타, 박승욱에게 희생번트를 내주는 등 1사 2루 위기에서 유강남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7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최원준은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타선은 끝내 한 점도 지원을 해주지 않았고, 최원준은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됐다. 참으로 야속한 타선이 아닐 수 없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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