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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터무니없이 빠지는 공이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1패)를 수확했다.
지난 4월은 반즈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지난해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성적을 남긴 까닭. 반즈는 4월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58로 크게 부진했다. 무실점은 물론, 단 한 번도 6이닝을 넘기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반즈는 최고 146km의 직구(30구)와 슬라이더(37구), 체인지업(22구), 투심(10구)를 섞어 던지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두산 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제 몫을 해낸 뒤 마운드를 내려오는 반즈를 향해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반즈의 투구는 어땠을까. 반즈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유강남은 "볼넷이 없었던 것이 호투의 비결이었다. 제구가 잘 잡혔기 때문에 타자와 승부도 빨랐고, 수비의 집중력도 생겼다. 투구수도 7회까지 던질 수 있는 투구수로 조절이 잘 됐다. 제구도 좋았지만, 구위도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안방마님'이 짚은 그동안 부진의 원인은 제구였다. 유강남은 "오늘 내가 홈 플레이트에서 많이 빠져앉지 않았다. 앉는 스타일을 바꾸고 범위를 줄였는데, 반즈의 커맨드와 제구가 좋았다"며 "그동안 구위는 너무 좋았다. 하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그동안 터무니없이 빠지는 공이 많았고, 불리한 카운트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다가 맞으니까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유강남은 "오늘 본인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오늘 많이 빠져앉지 않았다'고 했는데, 본인도 느꼈다고 하더라. 그리고 반즈가 미팅 때 '오늘은 3구 안에 치게 하겠다'고 방향성을 잡았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친 반즈는 "4월에는 공짜로 베이스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채워 넣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장 주효했던 것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것"이라며 "이전에는 2B-1S, 3B-1S 등 불리한 카운트에 많이 몰렸는데,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거듭되는 부진, 경기를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마음도 애가 타지만, 가장 답답했을 이는 반즈 본인이다. 그는 "당연히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매일의 노력밖에 없었다. 타자도 슬럼프가 왔을 때 하는 것처럼 나도 매일 노력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반즈는 그동안의 부진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이다. 공을 던지는 리듬과 타이밍이 조금 달랐다. 코치님들과 함께 협력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며 "유강남과 마침내 좋은 경기를 하게 돼 기쁘다. 매일 이러한 경기를 치르고 싶고, 오늘 경기를 통해 좋은 기세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와 유강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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