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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후지나미 신타로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후 가장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모처럼의 호투에 현지에서도 오랜만에 칭찬의 메시지를 남겼다.
후지나미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최고 99마일(약 159.3km) 빠른 볼을 앞세워 2⅓이닝 동안 투구수 35구,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고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후지나미는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며 로테이션에 진입했으나, 데뷔전에서부터 2⅓이닝 8실점을 기록하는 등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단 1승도 쌓지 못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무려 14.40에 달했다.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은 후지나미가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제구 문제가 개선되기를 희망하면서 그를 불펜 투수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불펜에서도 부진하는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불펜 투수로 등판한 5경기에서 실점이 없었던 것은 지난 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1이닝 2탈삼진)이 유일했다.
특히 최근 등판 내용도 최악에 가까웠다. 후지나미는 지난 6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맞대결에서 ⅓이닝 3볼넷 3실점으로 자멸했고, 8일 캔자시스티전에서도 1⅓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끝 없는 부진 속에서 드디어 한줄기의 빛을 봤다. 후지나미는 11일 경기에서 데뷔 이후 가장 긴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후지나미는 팀이 2-11로 크게 뒤진 5회말 2사 1루에서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던 만큼 후지나미는 자신의 투구를 맘껏 뽐냈다. 그는 등판과 동시에 첫 타자 앤서니 리조와 4구 승부를 펼쳤고, 93.2마일(약 150km)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길고 길었던 5회를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후지나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DJ 르메이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으나, 윌리 칼훈과 아이재아 카이너 팔레파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7회 카일 히가시오카-오스왈도 카브레라-앤서니 볼프를 모두 묶어내면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은 뒤 8회말 수비에 앞서 교체됐다.
그동안 정말 보기 힘들었던 호투에 현지 중계진도 모처럼 후지나미를 칭찬했다. 미국 'NBC스포츠 캘리포니아' 캐스터는 "후지나미가 좋은 투구를 했다. 이로써 5타자 연속 범퇴. 타자 8명 중 7명을 잡아냈다"며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를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팀이 원하는 것은 후지나미가 자신 있게 본연의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NBC스포츠 캘리포니아' 해설자 브레덴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웃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신감이 안정감으로 이어질 때까지 무기를 다시 연마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가진 힘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를 살리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후지나미 신타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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