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뛰는 동안 걔(렉스)만 바라봤어요"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5차전 홈 맞대결에 유격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장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지난 이틀과 달리 이날 롯데와 두산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타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노진혁의 감은 썩 좋지 못했다. 노진혁은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에 그치며 좀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도 한 차례 찾아왔다. 노진혁은 6-5로 역전에 성공한 6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두산의 김명신과 6구 승부 끝에 124km 포크볼에 삼진을 당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고, 롯데는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9회 다시 한번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으나 이번에도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정규이닝 내내 돋보이지 않았지만, 10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노진혁은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2사 1루에서 두산의 '마무리' 홍건희를 상대로 4구째 148km 직구를 힘껏 밀어쳤고 좌중간을 제대로 갈랐다. 무릎이 좋지 않은 잭 렉스가 1루 주자였지만, 노진혁의 타구가 워낙 깊숙했던 만큼 홈을 파고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안타로 연결됐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노진혁은 "마지막 타석에서 바깥쪽 코스에 공이 올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는데, 그 타이밍에 바깥쪽에 직구가 와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그전에 스윙을 할 때 바깥쪽으로 공이 들어오더라. 정타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바깥쪽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도 했다. 바깥쪽이 아니면 슬라이더라고 생각했다"고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었던 배경을 밝혔다.
1루 주자는 무릎이 좋지 않은 렉스.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노진혁은 "코스가 좋았기 때문에 펜스까지는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시간이 늦었기 ??문에 잔디에 이슬이 맺혀서 그 힘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렉스가 만약 못들어왔으면 한대 때려주려고 했다. 뛰는 동안 렉스만 바라봤다"고 활짝 웃었다.
끝내기 안타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지만, 만루 찬스를 살리 못한 자책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6회 만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라도 하나 쳤따면 조금 더 편하게 갔을 텐데 그러지 못한 죄책감이 조금 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웃게 됐으니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NC 다이노스 시절 우승을 경험해 봤던 노진혁이다. 경험자로서 현재 롯데의 흐름은 어떨까. 그는 "득점권 상황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조금 더 나오는 것 같다. 타선에 3할 타자가 많지 않지만, 득점권 찬스에서 강하다 보니 많이 이기고 선두권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가 4월에는 잘하고 5월에는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나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페이스와 자신감만 유지하면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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