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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최형우가 계속 선두타자로 나오네요.”
12일 두산-KIA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준혁 캐스터의 얘기였다. 실제 최형우는 이날 2회, 4회, 7회, 9회 모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갔다. 4번 지명타자였지만, 1번타자 같은 4번타자였다. 4타수 1안타 1삼진.
이순철, 김태형 해설위원 모두 최형우의 타격감이 안 좋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너무 잘 쳤으니, 사이클이 내려갈 시기도 됐다. 다만, 상대 입장에선 그래도 최형우를 선두타자로 만나는 게 덜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만큼 KIA의 공격이 안 풀렸다는 얘기다. 실제 두산 선발투수 김동주에게 꽁꽁 묶였다.
4번 최형우가 경기 내내 선두타자로 나갔다는 건, 3번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계속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장식했다는 의미다. 소크라테스는 이날 1회, 3회, 6회, 8회 모두 2사 후에 타석에 들어서서 삼진을 당했다. 4타수 무안타 4삼진.
1회와 3회 1사 1루, 그래도 스코어링포지션은 아니어서 KIA로선 아쉬움이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이다. 그러나 8회에는 2사 2루, 득점권이었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KIA가 대타 이창진의 솔로포, 박찬호의 볼넷 등으로 모처럼 활기를 띈 시점이었다. 3점 뒤졌으나 중심타선에서 장타가 나오면 경기흐름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1사 2루서 2번 타자 고종욱의 잘 맞은 타구가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에 막힌 상황. 그래서 KIA로선 3번 타자 소크라테스의 한 방이 절실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두산 좌완 이병헌을 상대로 풀카운트서 9구 147km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KIA의 추격 동력이 꺾인 순간이었다.
결과론이지만 소크라테스가 한 번이라도 출루했다면 득점권서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고, 경기흐름이 달라질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로선 너무나 아쉬운 금요일 밤이었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289 1홈런 7타점으로 나쁘지 않다. 다만, 이번주 SSG와의 홈 3연전을 기점으로 살짝 페이스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번주 4경기서 16타수 2안타에 삼진 여섯 차례를 당했다.
올 시즌 29경기서 113타수 31안타 타율 0.274 2홈런 16타점 10득점 OPS 0.701. 득점권타율이 0.321(28타수 9안타)로 괜찮지만, 단타가 7개다. 장타는 2루타와 홈런 1개가 전부다. 김종국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듯하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소크라테스가 히트는 치고 있는데, 찬스에서 중심타자로서 좀 더 해주면 좋겠다. 장타를 쳐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의 장타율은 0.363으로 리그 39위다. 팀에선 좋은 편이지만, 외국인타자임을 감안하면 리그에선 살짝 임팩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본래 장타보다 애버리지, 수비, 주루 등에서 두루 강점을 보여주는 타입인데, 올 시즌에는 아직 시동이 완벽히 걸리지 않았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지난해 5월에 펄펄 날았다. 26경기서 타율 0.415 5홈런 28타점 20득점했다.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그러나 올해 5월에는 확실하게 불이 안 붙는 느낌이다. 23타수 6안타 타율 0.261 3타점 1득점. 0.278 2홈런 13타점 9득점한 4월보다 오히려 페이스가 더 떨어진 실정이다.
그래도 자체 조정능력을 갖췄고, 리그에 대한 적응이 끝났다는 장점이 있다. 어쨌든 나성범과 김도영이 빠진 타선을 최형우와 함께 맨 앞에서 이끌어간 공로는 분명히 있다. 다만, KIA로선 소크라테스가 좀 더 극적인 하이라이트 필름을 많이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소크라테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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