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너무 얌전하게 느껴진다.”
KIA 외국인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찜찜한 하루를 보냈다. 메디나는 13일 잠실 두산전서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사사구 5실점(2자책)했다. 자책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잘 던진 날이었다. 다만, 1회 수비 실책 이전에 나온 제구 난조가 옥에 티였다.
메디나는 올 시즌 6경기서 1승5패 평균자책점 6.12. 이날 5실점했지만 자책이 적어 오히려 평균자책점을 약간 낮췄다. 그러나 KIA가 시즌 전 원한 행보가 아닌 건 분명하다. 150km 안팎의 투심이 예리하고 슬라이더도 날카롭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기복이 있다.
1회 1사 후 양찬열과 양의지에게 잇따라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발 빠른 주자(양찬열)를 의식하다 슬라이드스텝을 하면서 릴리스포인트를 제대로 못 갖췄다고 지적했다. 발도 들지 않고 투구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밸런스가 깨지면서 연속 사구가 나왔다는 것.
이순철 위원은 “슬라이드스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폼이 크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빨리 투구를 하다 보니 발을 안 들고 투구했다”라고 했다. 슬라이드스텝에 걸리는 시간이 1.5~1.6초인데, 이 부분에선 확실히 약점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슬라이드스텝이 좋으면 구위는 약해질 수 있다. 오히려 김태형 해설위원은 메디나가 구위로 윽박지를 수 있을 만한 투수인데, 좀 더 와일드한 특성을 살리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실제 메디나는 경기 초반 투심 147~148km 정도 나왔으나, 150km을 찍기도 했다.
김태형 위원은 “다이내믹하게 던질 것 같은데 너무 얌전한 느낌이 있다. 제구가 안 돼서 그런지 너무 얌전한 느낌이 있다. 투심이 좋아서 타자들이 위협적일 수 있다. 공 자체는 위협적인데 타자가 느끼기에 위협적으로 안 느껴질 것 같다”라고 했다.
메디나는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나 김 위원의 말대로 투심으로 윽박지른다기보다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좀 더 많이 사용했다. 5회 양의지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맞았으나, 7회 1사까지 잘 끌고 갔다. 김 위원 말대로 다이내믹한 폼의 위력을 살려 전력투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확실히 외국인 2선발에게 기대한 수치가 아니다. 다만, 150km대 투심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만큼, 성적 상승의 여지도 분명한 투수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은 리그 최상위급 위력이다. 메디나가 좀 더 내실 있는 활약을 하면, 팀도 중위권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메디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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