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 그랬구나.”
잭 그레인키(40,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고향팀에 돌아와 조용히 현역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년 계약을 맺었다. 최대 1600만달러(약 215억원)를 받는다. 확실히 예년의 구위, 기량은 아니다. 그래도 지난 2월 한화의 애리조나 메사 스프링캠프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등 야구 열정은 식지 않았다.
2022시즌 26경기서 4승9패 평균자책점 3.68, 올 시즌에도 9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01. 4월 내내 1승도 따내지 못하다 4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2경기 연속 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는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사구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승운이 없었다.
개인통산 224승. 245승의 동갑내기 저스틴 벌랜더(40, 뉴욕 메츠)가 올해도 변함없이 맹활약하는 것과 대조된다. 현역 최다승 1~2위의 극명한 희비. 이제 그레인키는 공동 3위 클레이튼 커쇼(36, LA 다저스), 맥스 슈어저(39, 뉴욕 메츠, 이상 203승)의 맹추격을 받는다. ESPN 사이영 포인트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는 커쇼의 기세가 워낙 강하다.
그래도 그레인키는 그레인키의 길을 얻는다. 14일 밀워키전서 뜻깊은 진기록 하나를 세웠다. 3-2로 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조이 위머를 상대로 풀카운트서 구사한 7구 89.5마일 포심이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면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사실 9등분한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을 기준으로 살짝 높게 들어갔다. 위머가 펄쩍 뛰며 어필했으나 구심의 판정은 어쨌든 스트라이크. 이 삼진으로 그레인키는 데뷔 20시즌만에 1000명의 타자에게 탈삼진을 솎아낸 역대 5번째 투수가 됐다. MLB.com에 따르면 종전 이 기록을 보유한 투수는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 로저 클레멘스. 메이저리그를 대표한 슈퍼 에이스들이었다. 오랫동안 잘 해서 가능한 진기록이다.
그레인키는 이날까지 통산 565경기서 224승145패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45, 2914탈삼진이다. 86개의 탈삼진을 보태면 역대 20번째 3000탈삼진에 성공한다. 현역 투수들 중에선 슈어저(3213탈삼진), 벌랜더(3210탈삼진)만 보유한 대기록.
흥미로운 건 1000타자 탈삼진에 대한 ‘괴짜’다운 그레인키의 반응이다. 그는 MLB.com에 “꽤 깔끔했다. 평상시보다 조금 더 긴장했는데, 아, 그랬구나 싶다”라고 했다. 경기 전 해당 기록 달성 가능성을 들었으나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히려 맷 콰트라로 감독이 “그 얘기를 듣고 그 통계에 매료됐다. 1000명이란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있었는지 생각하면 정말 놀랍다”라고 했다.
[그레인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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