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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알칸타라에게 미안하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6차전 홈 맞대결에 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4+2년 총액 15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는 지난 12일까지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했다. 포수로서의 가치도 분명 뛰어나지만,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가 양의지가 가장 큰 장점인 만큼, 그동안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전날(13일) 혈이 제대로 뚫렸다. 양의지는 13일 잠실 KIA전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14일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특히 1점차의 불안한 리드 속에서 점수차를 크게 벌리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양의지는 경기 초·중반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는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삼진을 당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도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좀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게다가 6회 3점을 쌓는 과정에서도 양의지의 방망이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양의지 방망이는 빛났다. 두산이 5-4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8회말. 양의지는 1사 1루에서 KIA 장현식의 3구째 146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4-0으로 앞선던 경기가 4-4로 균형이 맞춰졌던 것을 고려했을 때 양의지의 홈런은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두산은 양의지의 달아나는 투런포와 양찬열의 쐐기 적시타를 앞세워 8-4로 승리했다.
이승엽 감독이 두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첫 '스윕승'을 거두는데 큰 힘을 보탠 양의지는 "홈런 상황은 운이 좋았다. 앞선 타석까지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데, 행운이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소감이 짧았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안방마님으로서 자신의 아쉬운 플레이 때문이었다.
양의지는 2회 선두타자 최형우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나는 상황에서 송구 실책을 저지르며 주자를 내보냈다. 포구와 송구가 모두 조금은 아쉬웠던 상황. 양의지는 이 장면을 잊지 않았고, 알칸타라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알칸타라에게 미안하다. 투구수를 아끼면서 더 길게 던질 수 있는 경기서 내가 2회 포구 미스를 했다. 다음엔 준비를 잘해서 알칸타라와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자책했다.
팀을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은 분명했지만, 양의지는 승리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는 "오늘은 내가 아니라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산 양의가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기아와의 경기 8회말 1사 1루에서 기아 장현식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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