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감 하나가 크다.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며 유독 내야수 이유찬(25)에게 큰 관심을 기울였다. 이유찬이 시범경기서 안타 1~2개를 치고 호수비를 해도 “아직 반의 반도 못 보여줬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2017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중앙내야수. 이승엽 감독은 이유찬이 ‘포스트 김재호’가 될 것이라고 믿고 대대적으로 기회를 주고 있다. 전임 감독이 눈 여겨본 안재석보다 실링이 더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 심지어 안재석은 최근 허리부상으로 1군에 없다.
그런데 이유찬은 4월 한달간 실망스러웠다. 21경기서 48타수 9안타 타율 0.188 2타점 5득점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종종 불안했다. 결국 최근 이승엽 감독은 이유찬을 2루로 돌리면서, 박계범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있다. 강승호도 2루에서 확실히 자리잡지 못한 상황. 당분간 이 감독은 박계범-이유찬으로 키스톤콤비를 꾸릴 듯하다.
그런 이유찬이 최근 2루수로 나가서 좋은 모습이다. 13일 잠실 KIA전서는 엄청난 수비를 두 차례 이상 선보였다. 9회에는 시프트가 걸려 외야로 나갔는데, 정 위치로 가는 타구를 특유의 빠른 발로 쫓아가 걷어내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발이 빨라 수비범위가 넓은 게 최대강점이다.
타격도 호조다. 5월에는 9경기서 27타수 9안타 타율 0.333 5타점 4득점이다. 14일 잠실 KIA전서도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좋았다. 사실 타격할 때 상체가 뜨는 약점이 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13일 두산-KIA전을 중계하면서 이승엽 감독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이 부분을 지적했다. 확실하게 교정이 되지는 않은 듯한데, 노력하고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이승엽 감독은 13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이유찬이 2루에서의 움직임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당분간 이렇게 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유찬은 그날 경기를 마치고 “조성환 코치님의 도움으로 2루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잘 할 수 있다’, ‘나 자신을 믿어라’는 말을 해줬다. 자신감이 크다. 그동안 자신을 의심했다. 수비로 자신감을 얻지 못하면 타격도 위축된다”라고 했다.
이 감독도 궁극적으로 이유찬이 유격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김재호-오재원 체제가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두산 중앙내야 이슈는 이 감독이 어떤 식으로든 정립하고 해결해야 한다.
물론 이유찬은 “어디가 ‘편하다’를 떠나서, 어디에 나가든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포스트 김재호라는 말에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유찬은 “재호 선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기쁘다. 재호 선배의 명성에 먹칠을 하긴 싫다. 재호 선배처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유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