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 잡았으면 어쩔 뻔.
지난주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NC 외야수 권희동(33)이었다. 6경기서 21타수 11안타 타율 0.524 4타점 5득점 OPS 1.282. 과장을 좀 보태면, 이미 연봉 값을 다 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권희동은 2022-2023 FA 시장에서 NC와 1년 최대 2억500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각 팀의 간판급 비 FA 단년계약자들보다도 훨씬 적은 금액. 계약발표일이 무려 2월 27일이었다. 투손 스프링캠프 막판에 성사됐던 셈이다. NC는 애당초 권희동과 계약할 마음이 없었다. 실제 박건우와 손아섭에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으로 외야를 꾸리고, 퓨처스 FA 한석현과 군 복무 후 돌아온 김성욱, 천재환 정도를 백업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한석현은 1군 풀타임의 벽을 못 뚫고 2군에 내려간 상태다. 마틴은 개막 직후 옆구리 통증으로 빠진 뒤 1개월간 쉬었다. 김성욱도 잔부상이 있었다. 손아섭과 박건우도 초반부터 확실하게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NC는 이런 상황에 대비, 플랜 C~D 차원에서 결국 권희동과 다시 한솥밥을 먹는다. 권희동은 김경문 전 감독 시절이던 2013년부터 꾸준히 1군에 중용됐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오른손 외야수라서 전임 감독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강인권 감독도 권희동을 잊지 않고 1군에 올렸다. 그러나 강 감독은 개막 이후 계속 타선의 무게감 저하를 아쉬워했다. 개막 이후 간혹 권희동이 2군에서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다. 퓨처스리그 14경기서 타율 0.244 1홈런 6타점 4득점.
박석민의 부상, 일부 해줘야 할 타자들의 부진 등으로 권희동에게 기회를 안 줄 이유가 없었다. 스타일과 롤이 정확히 겹치는 박건우가 제 몫을 하지만, 강 감독은 권희동을 외면하지 않았다. 실제 권희동은 1군에 올라오니 퓨처스리그에서 뛸 때보다 더 잘 한다. 주간 타율 리그 1위.
표본이 적긴 하다. 좀 더 긴 호흡으로 평가하는 게 맞다. 어쨌든 NC가 권희동과 계약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각 팀 선발과 불펜에 수준급 왼손투수가 즐비하고, 오른손 강타자의 가치는 엄청나다. 권희동이 올 시즌 내내 1군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는다면, 1년 2억5000만원 FA 계약은 역대급 혜자계약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권희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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