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인내 또 인내다.
KIA 김종국 감독은 마당쇠 장현식(28)의 복귀전 직후 대략적인 기용방식을 취재진에 알려준 적이 있었다. 우선 연투는 지양한다. 그리고 8회가 아닌 6~7회 기용을 원칙으로 삼는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돌아온 셋업맨에게 과도한 부하를 주지 않겠다는 배려다.
복귀전이던 4월23일 광주 삼성전(8회 등장, 홀드 수확)은 어쩔 수 없이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실제 장현식은 연투를 하지 않았고, 6~7회에 올라왔다. 4월29일 잠실 LG전 세이브는, 마무리 정해영이 연투를 하면서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3~14일 잠실 두산전 기용이 눈에 띈다. 김 감독이 스스로 얘기한 원칙을 무너뜨린, 실질적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13일 경기는 1-5로 뒤진 8회말 등판이었다. 단, 경기흐름이 넘어간 상황이었으며. 10일 광주 SSG전 이후 사흘만이라 감각 유지 차원에서 등판할 만했다.
14일 경기는 복귀 후 첫 연투였다. 이게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4-4 동점이던 8회말이었다. 셋업맨에겐 하이레버리지 상황. 장현식은 이날 ⅓이닝 동안 16구를 던지며 1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복귀 후 첫 패전을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6.75.
전반적으로 볼이 많았다. 선두타자 이유찬을 제구 난조로 볼넷으로 보낸 뒤 실책이 겹쳤고, 희생타에 이어 양의지에게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며 좌월 투런포를 맞은 게 치명적이었다. 강승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자 부랴부랴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와야 했다.
차라리 11일 광주 SSG전에 나선 정해영이 2이닝을 맡는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법했지만, 김 감독은 정해영에게 멀티이닝을 맡겨도 되도록 아웃카운트 6개까지는 맡기지 않는 스타일이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이 장현식 원칙을 어겼지만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 원칙 자체가 시한부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KIA 불펜에는 좌우타자 가리지 않는 좌완 셋업맨 최지민과 김기훈이 있다. 그런데 김기훈은 기복이 있고, 최지민은 아직 경험이 일천하다. 또 다른 좌완 이준영과 김대유는 원 포인트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우완 전상현이 떠오르는데, 냉정히 볼 때 과거 ‘박전문’ 시절 위력은 아니다.
즉, 장현식의 8회 메인 셋업맨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봐야 한다. 복귀전 이후 약 3주가 흘렀으니, 기용법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단, 연투를 하자 스피드가 다소 떨어진 건 체크해야 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장현식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0km. 작년 146.6km보다 오려 조금 더 좋다. 그러나 14일 경기서는 140km 중반의 공이 대다수였다. 이 역시 스스로 극복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은 없다. 제구 난조는, 메인 셋업맨이 늘 조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7경기서 1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75. WHIP 2.81, 피안타율 0.364. 확실히 정상적이지 않지만, 실전을 거듭하면서 좋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앞으로도 되도록 연투를 지양하고 어쩔 수 없는 순간에 연투를 지시하는 등 벤치 나름의 묘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풍요로운 좌완 셋업맨 속에서, 장현식의 존재감이 여전하다는 게 드러난 시즌 첫 연투였다. 한편으로, 당분간, 여전히 장현식의 시간을 위한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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