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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9호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선발 투수로 출전해 '5출루'라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썼다. 하지만 마운드에서의 모습은 심상치 않다. 5승째를 손에 넣었지만 3개의 피홈런을 맞으면서 5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8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다.
오타니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맞대결에 3번 타자, 선발 투수로 나섰다. 마운드에서는 7이닝 4피안타(3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5자책), 타석에서는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마운드에서 오타니의 페이스는 엄청났다. 개막전을 시작으로 5경기째까지 피홈런은 단 한 개도 없이 평균자책점 0.64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홈런을 내주면서 불안한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4경기에서 맞은 홈런만 무려 8개에 달한다.
이날 오타니는 1회 세드릭 멀린스-애들리 러치맨-앤서니 산탄데르로 이어지는 볼티모어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끊었다. 하지만 2회 거너 헨더슨에게 첫 피안타를 내준 뒤 애덤 프레이저에게 5구째 스위퍼를 공략당해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홈런 타자가 아닌 프레이저에게 맞은 타구는 맞자마자 담장을 넘어갔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피홈런 행진은 이어졌다. 오타니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3회 선수타자 호르헤 마테오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2사 1루에서 이번에는 산탄데르에게 던진 초구 83.3마일(약 134.4km) 스위퍼가 다시 한번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렸고, 이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오타니는 4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볼티모어 타선을 봉쇄했으나, 5회 멀린스에게는 4구째 96.2마일(약 154.8km) 직구를 통타당했다. 시속 104.2마일(약 167.7km)의 속도로 뻗어간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한 경기 최다 피홈런인 3개를 내주게 됐다.
불안한 투구 속에서도 오타니는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오타니는 6회 산탄데르를 3룻 땅볼,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삼진, 헨더슨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7회도 실점 없이 마무리하며 아쉬운 내용의 투구를 긴 이닝으로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의 내용은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존재감은 분명 두드러졌다.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그레이슨 로드리게스의 3구째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이날 첫 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그리고 지오 어셸라의 적시타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만들어냈다.마운드에서 3개의 홈런을 맞았지만, 타석에서는 한 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기도 했다. 오타니는 4회초 4-4로 맞선 1사 1, 2루에서 로드리게스의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힘차게 방망이를 돌린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고, 7-4까지 달아나는 슬리런포로 이어졌다. 시즌 9호 홈런.
계속해서 오타니는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로건 길라스피와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속에 3루타를 뽑아내며 메이저리그 '최초' 선발 투수 '힛 포 더 사이클'에 2루타만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7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단타에 그치면서 진기록 달성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만 59년 만에 선발 투수가 5출루 경기를 펼친 것에 만족하게 됐다.
이날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3개의 피홈런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펼칠 뻔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타석에서 존재감을 맘껏 뽐냈고, 치열한 난타전 끝에 9-5로 승리하며 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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