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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아시아 정상권 구단들이 실력을 겨루는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부터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당초 이 시기는 선두들이 치열했던 2022~2023시즌을 마무리한 뒤 휴식을 취하고 부상을 치유해야 하는 때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틸리카이넨 감독의 의지에 따라 시즌 말미에 이번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대회 참가 소식을 접한 대한항공 선수들은 반신반의했다. 쉬어야 하는 시기에 무리하게 해외 원정을 갈 경우 피로한 상태에서 부상을 당해 자칫 2023-2024시즌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 대회 참가를 강행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 대회 유경험자다. 그는 6년 전인 2017년 일본 프로배구리그팀인 토요타 고세이(현 울프독스 나고야의 전신)를 맡은 뒤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팀은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란 배구단인 사르마예 방크 테헤란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 경험을 통해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 관한 이해도를 높였다.
6년 만에 이 무대로 돌아온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려 한다. 3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룬 대한항공 선수단은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국 무대에서 벗어나 더 높은 수준의 배구를 하는 팀과 선수들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대회는 과거 삼성화재 왕조를 넘어 새 왕조 개창을 노리는 대한항공에게는 의미가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 배구를 주름잡았던 삼성화재는 2000년과 2001년에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01년에는 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하며 신진식이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삼성화재를 넘어 한국 프로배구에서 4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전무한 기록을 세우려는 대한항공으로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새 왕조를 건설할 자격이 있음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계획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줄 새로운 자극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고국인 핀란드에서 배구 국가대표팀이 한국으로 날아온다. 핀란드 대표팀은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일본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핀란드는 대한항공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올림픽 예선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핀란드와 연습 경기는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적잖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남자 배구 세계 랭킹은 34위다. 이에 따라 한국은 상위 24개국이 출전하는 올림픽 예선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핀란드 선수들과의 격돌은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세계 수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선수들은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될 전망이다.
[사진 = KOVO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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