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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열심히 뛰고 했던 것이 다 묻혔다"
강백호는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좋은 활약은 단 하나도 빛을 보지 못했다. 이유는 수비에서 발생한 본헤드 플레이 때문이다.
KT가 3-2로 앞선 5회말, LG 선두타자 박해민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탄 LG는 후속타자 김현수까지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1루 주자 박해민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2루를 지나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이때 강백호의 어처구니 없는 송구가 나왔다. 본헤드 플레이 이상의 단어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김현수의 타구를 잡은 강백호는 중계플레이를 통해 내야로 공을 넘겨 주자들의 발을 묶을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2루수 장준원에게 체공 시간이 긴 일명 '아리랑 송구'를 했고,이때 3루 주자 박해민이 강백호의 느슨한 플레이를 캐치, 홈을 파고들며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강백호의 안일한 플레이로 KT는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고, 해당 이닝에만 6점을 헌납하며 승기를 내줬다.
물론 강백호의 안일한 플레이가 분위기를 내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령탑은 강백호의 본헤드 플레이가 패배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강철 감독은 1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기본적으로 (강백호의 플레이가) 잘못됐다. 내야에 공을 먼저 주는 것이 정석인데 외야를 나가지 않다 보니, 공을 갖고 있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하지만 강백호의 플레이로 게임을 졌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사에서 그러한 플레이가 나오면 공짜점수가 아닌가. 하지만 무사 1, 3루였다. 물론 기본 과정은 잘못이 됐지만, 그로 인해 경기를 진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분위기와 과정들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의 외야수 경험 부족과 집중력 저하 두 가지가 원인이라고 꼽았다. 그는 "(경험 부족과 집중력 저하) 둘 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험도 분명히 필요하다. 일단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분명 잘못됐다. 크게 깨달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집중력 저하로 인한 안일한 플레이로 보는 이들의 탄식을 불러일으키는 강백호의 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백호는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대형사고를 쳤다. 강백호는 호주전에서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던 과정에서 오버런을 했고, 이를 놓치지 않았던 호주 2루수 로비 글렌디닝의 태그에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당시 강백호는 WBC 일정을 마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기대해 주신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기대하신 만큼 잘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보여드려서는 안 될 플레이였다. 하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주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선수로 성장한 모습,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강백호는 KBO리그로 돌아온 뒤 주루를 비롯해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전날(18일) 안일한 플레이로 다시 한번 비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강철 감독도 "그거 하나로 열심히 뛰고 했던 것이 다 묻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백호가 몇 번을 깨달아야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비판, 비난은 스스로 자초한 일. 이제는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KT 위즈 강백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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