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영웅들 곳간에는 늘 뉴페이스가 있다.
키움은 올해 예상 외로 안 풀린다. 사실상 처음으로 외부 FA들을 영입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타선을 보강했다.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당시보다 전력이 조금 더 좋아졌지만, 정작 성적은 8위다.
그래도 영웅들표 뉴 페이스들은 올해도 그라운드를 누빈다. 홍원기 감독 역시 2021년 부임 후 뉴 페이스 발굴에 적극적이다. 올해 타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오른손 외야수 임지열(28)이다. 작년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대타 결승 투런포, SS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투런포 등으로 ‘깜짝 스타’ 반열에 올랐다.
무명이 길었다. 2014년 2차 2라운드 22순위로 입단한 뒤 2022시즌까지 1군에서 통산 71경기에만 나섰다. 작년 40경기가 한 시즌 최다 출장이었다. 키움 외야가 이정후의 존재감을 제외하면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다. 결국 임지열의 성장세가 더뎠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과거 음주운전 자진신고 등 흑역사도 있었다.
작년 가을야구가 터닝포인트였을까. 올해 임지열이 외야에서 꽤 잘 버틴다. 4월 초 반짝 출전을 끝으로 2군에 다녀온 뒤 5월 초에 복귀, 최근 은근슬쩍 주전 한 자리를 꿰찬 느낌도 든다. 올 시즌 17경기서 44타수 12안타 타율 0.273 2홈런 9타점 6득점 OPS 0.802. 그러나 5월에만 11경기서 31타수 11안타 타율 0.355 2홈런 9타점 6득점으로 펄펄 난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선수다. 심지어 오른손 외야수라서 희소성이 있다. 시즌 초반엔 1루를 병행했지만, 이원석이 트레이드로 입단하면서 외야에 전념할 수 있는 것도 임지열에겐 나쁘지 않다. 이렇게 자리잡은 뒤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면 주전이 된다. 작년 유격수로 이런저런 경험을 쌓고 올해는 3루수로 많이 나가는 김휘집과 함께 최근 홍원기 감독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선수다.
임지열은 최근 10경기서도 타율 0.367로 괜찮다. 멀티히트만 4경기다. 21일 광주 KIA전서는 양현종이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2안타를 뽑아냈다. 좋은 흐름이 언젠가 끊길 때,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보는 게 관전포인트다. 어쨌든 키움으로선 이정후가 없는 시대를 슬슬 대비해야 하니, 외야수 발굴에 소홀하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임지열은 의미 있는 카드다.
임지열의 아버지는 1991년 빙그레에 입단, 2002년까지 한화에서 뛴 임주택이다. 은퇴 후에는 한화 프런트로 오랫동안 재직했다. 통산 854경기서 타율 0.249 54홈런 204타점 173득점을 기록했다. 1999년 한화 우승멤버이기도 하다. 당시 80경기서 타율 0.305 6홈런 21타점 11득점
아들이 아버지의 좋은 기운을 받아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홍원기 감독의 유행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습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무명을 길게 보낸 임지열이 한을 풀 준비를 마친 듯하다. 팀 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하지만, 키움의 뉴 페이스 곳간은 마를 날이 없다.
[임지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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