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5년이 걸린 130승이다.
두산 장원준(38)이 5년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장원준은 23일 잠실 두산전서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했다. 투구수는 70개. 선발 등판은 2020년 10월7일 인천 SK전 이후 2년7개월만이었다. 승리투수는 2018년 5월5일 잠실 LG전 이후 5년만이다.
장원준은 5년간 통산 129승에 갇혀 있었다. 본래 스피드보다 경기운영, 커맨드, 다양한 피치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그러나 스피드가 130km로 떨어지고, 특유의 커맨드도 예전만 못하면서 쇠퇴기를 보냈다. 불펜투수로 변신해 팀에 보탬이 되는 구간도 있었으나 꾸준한 맛이 없었다.
그 사이 FA 자격을 계속 미뤘고, 구단은 장원준을 배려해 방출하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2022년 10월, 장원준은 다시 한번 은퇴 위기에 놓였으나 이승엽 감독과의 면담 끝에 새 출발을 결정했다. 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장원준이 시범경기에는 구위가 좋지 않아 중간에서 시작해야 되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2군에서 준비를 잘 한 듯하다. 2군에서의 각종 수치를 떠나 내용, 준비자세 등이 좋았다는 게 이승엽 감독 얘기다. 딜런 파일, 곽빈 등 선발진 이탈자들이 있으니, 장원준에겐 절호의 찬스. 투구내용이 아주 좋지는 않았으나 2회 4실점 이후 3~5회를 넘어가는 모습은 괜찮았다.
1회 공 11개로 삼자범퇴. 2회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체인지업, 커브를 잇따라 통타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강한울에게 투심을 구사했으나 기습번트에 허를 찔렸다. 장원준이 직접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를 건져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1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실점. 이후 김태군과 이재현에게 구사한 투심이 정타가 되며 4실점했다.
이후 장원준은 철저히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위주의 승부를 했다. 1회 김현준에게 140km 포심을 한 차례 던진 뒤 더 이상 140km대 공은 나오지 않았다. 130km대 후반의 투심과 변화구로 5이닝을 버텨냈다. 어쨌든 이 70개의 공에, 그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한 흔적은 확실하게 보였다. 두산 팬들은 장원준이 5회를 마치고 내려가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승엽 감독은 작년 10월 부임 후 장원준과 직접 면담을 통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결국 장원준은 2군에서 선발투수로 준비하다 이번에 이 감독에게 보답했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 장원준이 시즌 첫 등판에서 큰 역할을 했다. 2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을 노련한 투구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30승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했다.
[장원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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