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내가 더 강하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낙동강 더비' 홈 맞대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김원중은 23일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구승민에게 바통을 넘겨 받고 어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중은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3구째 119km 커브를 공략 당해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후속타자 제이슨 마틴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더니 박세혁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윤형준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큰 위기 없이 뒷문을 걸어잠갔다.
김원중은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초기 김원중은 주로 선발 투수로 뛰었다. 하지만 2017시즌 7승, 2018년 8승에 머무르는 등 단 한 번도 10승의 고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김원중은 달랐다.
김원중은 2019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본격 경험을 쌓기 시작하더니 2020시즌 롯데의 '뒷문'을 담당하는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0시즌 25세이브를 시작으로, 2021년 35세이브, 지난해 1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최근에는 머리를 길게 기르면서 '장발 클로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김원중은 클로저로 보직을 변경한 뒤 수많은 세이브를 수확했으나, 이날 세이브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바로 KBO리그 역대 16번째 4년 연속 10세이브를 달성한 까닭이다.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의 기록을 포함했을 때 손승락(넥센 6시즌+롯데 3시즌)이 있지만,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4년 연속 10세이브는 '구단 최초'였다.
선발 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무리의 옷이 더 잘 맞는 김원중. 지난해 43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2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김원중은 유일하게 기복 없이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성적은 20경기에서 2승 1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을 기록 중.
선발로 실패를 겪었지만,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 중에는 '마인드'가 있다. 김원중은 "요즘 강한 타자들이 많이 걸리는 것 같은데 타자들도 마무리 투수에게 느끼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마운드 위에서는 '내가 더 강하다'는 마음으로 승부를 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김원중은 "한 팀에서 이렇게 좋은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며 "꾸준함이 필요한 기록이라 더 기쁘다"고 4년 연속 10세이브를 기록한 기쁜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도 더 긴 기록을 세워가며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원중은 2024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5년 연속 기록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원중이 롯데 유니폼을 입는 동안 얼마나 많은 기록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