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감동 먹었어요"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낙동강 더비' 홈 맞대결에서 2-0으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10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롯데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김상수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구승민은 첫 타자 박민우와 4구 승부 끝에 145km 직구로 중견수 뜬공 유도에 성공하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후속타자 박영빈에게는 134km 포크볼로 삼진을 솎아내며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이날 구승민이 세운 기록은 큰 의미가 있었다. KBO리그 역대 11번째 4년 연속 10홀드 기록이 롯데 구단 '최초'로 이어진 까닭이다. 구승민은 2018시즌부터 본격 '허리'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2018시즌 14홀드를 수확했으나, 2019년 6홀드에 그치면서 두 자릿수 홀드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승민은 강영식 코치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수확한 96홀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강영식 코치는 은퇴 전까지 116홀드를 쌓았다. 하지만 이는 과거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홀드까지 포함된 기록. 현재 강영식 코치와 나란히 선 구승민은 롯데에서 1홀드만 더 쌓으면 프랜차이즈 '최다 홀드'라는 기록까지 작성하게 된다.
10번째 홀드를 쌓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구승민은 4월 12경기에 등판해 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허리'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하지만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9번째 홀드를 기록한 뒤 5경기 연속 홀드를 쌓지 못하면서 소위 '아홉수'에 걸렸었다.
롯데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낸 구승민은 "오래 걸렸다"고 말 문을 연 구승민은 "잘 못 던지고 있다가 오랜만에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며 "(아홉수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황이 계속 그렇게 되다 보니 급해질 수 있었는데, 수월하게 막아서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구승민도 강영식 코치가 보유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모르지 않았다. 그는 "나는 몰랐는데,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웃으며 "하나하나 하다 보니 이런 기록을 쌓은 것 같다. 선발도, 중간도 잘 던지고 있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합이 잘 맞아가고 있다. 던지는 나도 분위기에 따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은 공교롭게도 절친한 후배인 김원중도 KBO리그 역대 16번째 4년 연속 10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원중은 롯데 프랜차이즈 출신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으며,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에 거둔 기록을 보탰을 때 손승락(넥센 6시즌+롯데 3시즌) 이후 처음이었다.
구승민은 '누가 더 축하를 해줬느냐'는 질문에 "내가 먼저 던졌기 ??문에 (김)원중이가 더 축해줬던 것 같다"며 경기가 끝난 뒤 김원중의 포옹에 대해서는 "처음이었다. 감동 먹었고,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구승민은 "(김원중과) 아무래도 비슷한 상황이다 보니 서로 끝나고 피드백도 하고,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많다.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23일 나란히 프랜차이즈 출신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며 롯데의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걸어가는 길은 이제 매 번 구단 역사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김원중.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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