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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굉장히 놀라웠다"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좌익수,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뒤 지금까지 뛰고 있는 손아섭은 프로 입단 이후 우익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우익수로 소화한 타석수만 무려 5199타석. 우익수의 이미지가 짙은 손아섭에게 '좌익수'는 다소 낯설다. 하지만 '좌익수'에서 손아섭은 분명 돋보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1사 2, 3루에서 롯데 한동희가 친 큼지막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손아섭이 날아올랐다. 손아섭은 점프 캐치를 통해 한동희의 타구를 잡아냈고, 펜스에 부딪히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재빠른 중계플레이를 통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데 힘을 보탰다.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손아섭은 한동희의 타구 외에도 1회 전준우의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고, 5회말에는 선두타자 박승욱이 친 타구를 쫓아가 잡아내는 등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다. 좌익수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손아섭의 수비는 다소 불안해보였지만, 매번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에 롯데 노진혁은 23일 경기가 종료된 후 "오늘(23일) 인사를 왔을 때 한 번 이야기를 했다. 당시 '슬라이딩을 해서 내 공을 잡지마라'고 하더니, 본인은 다 잡더라"며 "좌익수에서 그렇게 수비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공을 다 잡아서 (전)준우 형과 (한)동희가 많이 화가 나 있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좋은 수비를 펼쳤다.
강인권 감독도 손아섭의 수비에 감탄사를 자아냈다. 그는 24일 경기에 앞서 "원래 좌익수가 아닌데도 어제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라웠다. 아무래도 기존에 속했던 팀이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기존의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때 손아섭이 수비를 참여하고 있는데, 충분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전날(23일) 외에도 올해 간혹 좌익수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손아섭의 좌익수 '옵션'을 준비해 왔다. 사령탑은 "박건우가 우익수로 들어가고, 다른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때를 대비해 캠프 때부터 손아섭이 좌익수 연습을 계속해서 해왔다. 그리고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손아섭이 좌익수를 한 번씩은 해줘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인권 감독은 '자꾸 넘어져서 놀라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되게 불안하다. 항상 공을 잡는 모습이 불안한데, 손아섭은 '그게 내가 하는 모습'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이제는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 넘어지는 것은 '일종의 플레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이날 손아섭은 다시 우익수로 돌아간다. NC는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박세혁(포수)-서호철(3루수)-김주원(유격수)-도태훈(1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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