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한 경기의 결과만으로는 판단하지 않을 것"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2일 "외야수 국해성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국해성이 자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위치히터로서 외야진 뎁스 강화와 대타 자원 활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국해성은 2021시즌이 끝난 뒤 퓨처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원 소속 구단이었던 두산 베어스를 포함한 10개 구단은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의도치 않게 '미아' 신세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최근 롯데와 연락을 주고 받은 끝에 지난 20일 '테스트' 기회를 받게 됐고, 합격점을 받으면서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롯데가 국해성의 영입을 공식발표한 뒤 그는 곧바로 김해 상동구장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튿날(23일) 상무 야구단과 맞대결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게 됐다. 결과는 4타수 무안타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24일 경기에 앞서 국해성을 1군으로 불러올렸고, 내친김에 선발 명단에도 그의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4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767일 만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국해성이 과거 좌투수들에게 잘쳤다. 그리고 외야에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해성에게 기회가 갔다"며 "국해성과 팀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7할을 쳐달라'는 큰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라인업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선발 명단에 포함시킨 배경을 밝혔다.
불과 며칠만에 이루어진 속전속결. 어쩌면 국해성에게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된 셈이다. 국해성은 경기에 앞서 만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군 콜업이 될 때부터 설렘이 느껴졌다. 그리고 야구장에서 1군 선수들과 훈련을 하면서 '이제 다시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계속해서 국해성은 "(팀원들이) 너무 다 반겨줬다. '고생했고 어렵게 왔는데, 잘 해보자'고 하더라. 독립리그에 있을 때 부모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1군 콜업이 되는 것도 놀라웠는데, 스타팅 라인업에 들어가 있었다. 이제 기회가 온 것이기 때문에 부담 갖지 않고 최대한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로 돌아왔지만, 어쩌면 재입단보다 더 힘든 것이 경쟁. 결국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해성은 "나는 (부담을) 워낙 많이 느껴봤다. 파이팅을 불어넣고 나 자신을 잡아놓고 플레이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과하면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게 된다. 그래도 내게는 마지막 기회다. 지금 떨어지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실패했던 것을 교훈으로 삼아 더 여유 있게 즐기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해성은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낙동강 더비' 5차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아쉬웠다. 국해성은 1회 2사 만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NC 선발 최성영을 상대로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냈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시작했다.이어 국해성은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는데 성공했고,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 8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국해성의 결과는 분명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간절함'은 제대로 묻어 나왔다. 국해성은 경기를 치르는 내내 더그아웃 한편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방망이를 돌리며 타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국해성은 당분간 꾸준히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서튼 감독은 경기를 치르기도 전부터 "황성빈과 잭 렉스가 돌아올 때까지 일주일이 있다고 한다면, 국해성에게 그 정도의 시간은 줄 것이다. 한 경기의 결과만으로는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해성이 사령탑의 기다림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스스로에게 달렸다.
[롯데 자이언츠 국해성.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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