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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재활은 외로워.”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은 첫 경험이 아니다. 인천 동산고 2학년 시절이던 2004년에 처음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더구나 메이저리그에선 2015년에 어깨 관절경 수술까지 받았다. 팔꿈치보다 재활 성공 확률이 낮은 어깨에 칼을 대고도 살아서 돌아온 투수다.
그렇다고 해도 재활은 늘 고달프고 괴롭다. 재활 운동 자체가 통증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견뎌낼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토미 존 재활은 이제 실패사례를 꼽는 게 빠를 정도로 성공률이 높지만, 힘들지 않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선수로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게 당연하다.
류현진으로선 시기가 좋다고 보긴 어렵다. 올 시즌이 토론토와 맺은 4년 8000만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올해 실적을 올려야 메이저리그에서 좀 더 생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면 다가올 FA 시장에서 가치가 크게 깎일 게 확실하다. 류현진도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할 때, 류현진이라고 해서 속 편하게 재활할 수 있었을까. 내색은 안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왔다고 봐야 한다. 류현진이 최근 현지 언론들을 상대로 올스타브레이크가 끝남과 동시에 복귀하고 싶다고 밝힌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토론토 투수들 중에서 류현진처럼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우완 채드 그린(32)이다. 그린은 2016년 데뷔 후 2022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만 뛰다 지난 FA 시장에서 토론토와 FA 2년 850만달러, 최대 3년 27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이후 바로 FA가 될 수도 있는, 다소 복잡한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로선 재활 중의 계약이라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했다.
제이스저널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의 하이레버리지 전 구원투수인 그는 지난 1월에 계약하면서, 토론토가 그의 미래 건강에 대한 도박을 했다. 그 이후 그는 새로운 팀 동료와 거의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만큼 외로웠다는 얘기다. 그린은 제이스저널에 “재활 과정은 때때로 외로울 수 있다. 여기 나와 류현진, 우리 둘 뿐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클럽하우스에 새롭게 온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알 기회가 많지 않았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도 현지 언론들에 스프링캠프 이후 동료들을 보지 못했다며, 오랜만에 본 동료들이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둘 다 어두움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일보 직전이다. 제이스저널에 따르면 그린은 류현진보다 17일 먼저 수술을 받았다. 재활 타임테이블이 거의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 그 어려운 시간을 뚫고, 류현진과 그린은 후반기 선발과 불펜에 새로운 힘이 되려고 한다.
[류현진(위), 그린(아래). 사진 = 토론토 SNS 캡쳐,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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