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복귀를 원하는데 혹시…" 日 언론의 질문, 이대호가 내놓은 답변은? [MD후쿠오카]

[마이데일리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많은 팬들이 다시 소프트뱅크의 유니폼을 입기를 원하는데요"

이대호는 28일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치바롯데 마린스의 맞대결에 앞서 '세리머니얼 피치'를 진행했다.

이대호는 지난 2014~2015년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소프트뱅크에서의 2년간 성적은 285경기에 출전해 314안타 50홈런 166타점 타율 0.292 OPS 0.858, 특히 2015년에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일본시리즈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한국인 최초 재팬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소프트뱅크는 구단 창단 85주년과 PayPay돔 개장 30주년을 맞아 이대호를 공식 초청했다. 이대호는 27일 연장 12회말 승부 끝에 절친한 후배 야나기타 유키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소프트뱅크가 승리하는 장면을 직관했고, 28일 경기에 앞서 시구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대~호 대~호"라는 구호와 KBO리그 시절 사용했던 '오리날다' 등장곡까지 곁들여 특별 영상을 제작해 이대호의 방문을 환영했다. 그리고 이대호의 시구에 현역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나카무라 아키라가 시포, 소프트뱅크의 '간판' 야나기타가 시타에 나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시구가 끝난 뒤 소프트뱅크 팬들은 이대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무려 8년 만의 후쿠오카 방문에 일본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대호가 시구를 마치고 인터뷰실로 향하자 일본 언론의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일본 언론이 건넨 질문은 야나기타와 나카무라 등 전 동료들과의 만남에 대한 소감이었다. 이대호는 나카무라 아키라와 야나기타 유키 등 전 동료들의 성장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2007년 드래프트를 통해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2011년에 데뷔한 나카무라는 줄곧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야나기타의 경우 소프트뱅크를 넘어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7일 이대호가 PayPay돔을 방문했을 때 그를 가장 반겼던 것이 나카무라와 야나기타였다.

이대호는 "야나기타를 비롯해 카이(타쿠야), 나카무라는 어릴 때 같이 있었던 선수들인데, 이제 고참이 됐다.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은퇴를 했다. 내가 소프트뱅크에 있을 때처럼 그들이 고참급 나이가 됐는데 너무 보기가 좋았다"며 "특히 야나기타가 팀을 잘 이끌어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야나기타와 오랜만에 만난 소감은 어떨까. 이대호는 "나는 아직도 야나기타를 개구쟁이 후배로 생각을 하고 있다. 짧은 시간 이야기를 했지만, 너무 보기가 좋았다. 장난으로 '왜 머리를 기르냐'고 물었더니 '한국스타일'이라면서 즐겁게 받아주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다"고 말했다.

수많은 질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후쿠오카의 많은 팬들이 이대호 선수가 다시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에서 정식적으로 요청을 하신다면 몸을 만들 준비가 돼 있다"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 언론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한 질문도 건넸다. 이에 이대호는 "정말 힘들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먹는 것도 힘들다. 그리고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크다. 성적이 나도록 일본 투수들이 쉽게 던져주지 않는다. 승부를 하지 않으면 안 좋은 볼을 거르고, 볼넷을 노려야 하는데 홈런을 치고 타점을 만들어내려는 욕심 때문에 스윙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만 바꾸면 일본 선수들과도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노하우를 건넸다.

끝으로 이대호는 '후지모토 히로시 감독이 한국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혹시 추천해 줄 만한 것이 있느냐'는 말에 "낭만닥터 김사부"라고 말한 뒤 "로맨틱닥터 김사부"라고 재차 말하며 인터뷰를 웃으며 마무리했다.

[나카무라 아키라(좌)와 이대호(중), 야나기타 유키(우). 사진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소프트뱅크 호크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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