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화된 서울 9급 공무원, 힘든 일 왜 남자만?”…男 직원의 하소연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공무원 사회의 여초(女超) 현상으로 인한 남성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가는 가운데 최근 여성 직원들이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힘든 일은 남자가 도맡다시피 한다는 한 서울시 주민센터(동사무소) 공무원의 하소연이 담긴 글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28일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서울 모 구청의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9급 남성 공무원 A씨가 쓴 '서울 9급 공무원 여직원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해당 글을 통해 현재 주민센터에서 겪고 있는 남녀 차별적 사례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울분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가 근무하는 주민센터는 성비가 9대1로 극심한 여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 직원은 6명인데 그 중 정년이 2년 남은 6급 중간 관리직이 3명이라고 했다. 문제는 "여성 직원들이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힘든 일은 남자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었다.

예컨대 대형 행사를 하게 되면 텐트 설치 및 의자 정비 등은 남자 직원들의 몫이 됐다. 반면, 여성 직원들은 구석에 '비둘기'처럼 모여 있다가 집으로 가버린다고 했다.

또 주민센터 특성상 겨울철이면 염화칼슘이나 쌀 후원이 폭발적으로 들어오는데, 여성 직원들은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나 몰라라' 한다고 했다. 팀장도 여성이라 남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A 씨는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여자 팀원들이랑 술자리를 가지면 "여자라서 진급이 느리다", "불공평하다"는 대화가 주를 이루는데 자신은 말 몇 마디 했다가 구청에서 '쓰레기'로 소문이 날까 두려워 한마디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40살 넘은 남자 직원이 신규 여직원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눴다는 이유로 '노망난 변태' 취급을 당했다는 것이다. 또 같은 옷을 이틀 연속 입고 출근했다가는 '노숙자'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A씨는 "낮은 점수로 들어와 진급하면 남자들이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에 스트레스 받고, 우울증이 올 정도여서 못 견디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여성들이 '우리도 남자들과 똑같이 힘들게 일한다'고 하는데 진짜 여혐이 생긴다"며 "염화칼슘이 25~30kg인데 트럭에 혼자서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짜증을 냈다.

이어 "여자들이랑 일하기가 너무 피곤하다"며 "남자들은 공무원 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라"며 분노하며, 글을 맺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022년 9월 9급 신규 공무원 2993명을 최종 선발했는데, 이 중 여성 비율은 62.8%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최종 합격자 중 남성은 1113명으로 37.2%를 차지했고, 여성 합격자는 1880명으로 62.8%로 나타났다.

전년도 정기공채 임용시험(남성 42.8%·여성 57.2%)과 비교하면 남성 합격자는 감소한 반면 여성 합격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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