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3'를 볼 땐 볼륨을 높여라 [MD칼럼]

[오윤주의 창문]

"'김사부'는 대사가 중요하거든. 하나하나가 참 따뜻해."

할머니가 TV 볼륨을 꾹꾹 올리신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제작 소식이 들려온 직후부터 손꼽아 기다리시더니, 본방에 재방에 재재방까지 챙겨보신다. "'김사부'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묻는 손녀에 "응. 사람냄새가 나서 좋아"라며 웃으신다.

결국 '낭만닥터 김사부'는 해냈다.

세 번째 시즌도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앞선 시즌1과 시즌2 모두 최고 시청률 27%를 돌파한 가운데 가장 최근 방영된 시즌3 10회 시청률은 2049 시청률 5.3%로 동시간대 및 토요일 전 채널 1위를 달성했다. 5월 4주 차에는 경쟁작인 JTBC '닥터 차정숙'을 제치고 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다.

시즌제 드라마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작진 입장에서는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폭발적 인기를 끈 작품도 마찬가지다. 시즌1을 너무 사랑했기에 오히려 시청자들의 눈은 더욱 냉정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속편이 돼버린다.

이러한 우려를 깨고 '낭만닥터 김사부3'는 한국형 시리즈물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나 막장 전개 없이 오직 '낭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낭만닥터 김사부3' 안에는 따스함이 있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 사람 한 명 살리겠다고 붕괴된 건물로 뛰어드는데, 치열함과 위기 속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는 사람냄새가 난다. 휴머니즘 가득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기에 핵심 메시지로 던진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의사들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상실 등 현실적인 우리의 감정들이 공감을 끌어낸다. 다양한 환자와 상황을 마주하며 때로는 솔직하게 힘들어하는 모습도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어른도 때로는 아이처럼 엉엉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따끔하게 호통치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김사부가 필요해진다.

무엇보다 '낭만닥터 김사부3'의 탄탄한 세계관이 장수 인기의 비결이다. 그 중심에는 의리의 '돌담즈' 배우들이 있다. 한석규를 중심으로 안효섭, 이성경, 김민재, 진경, 임원희, 변우민 등 성공의 주역들이 똘똘 뭉쳐 스토리를 잇는다. 이제는 김사부 그 자체가 된 한석규가 중심을 잡아 더욱 끈끈해진 팀워크를 완성했다.

그러다 보니 시즌3이 아닌 시즌1의 46화쯤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세계관이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이는 배우들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이루어지기 어렵다. 시청자들은 반가움을 찾고 스토리에 더욱 몰입해 캐릭터의 성장 서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돌담병원은, 정말로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의학 드라마가 시즌20 제작을 확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낭만닥터 김사부3'라고 못할 게 있을까?

[사진 = SBS '낭만닥터 김사부3', 마이데일리 사진DB]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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