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탈락 범인 찾기 지속되는 인상"…韓 WBC 음주 논란에 日 언론의 시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범인 찾기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바람잘 날이 없는 한국프로야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한 매체는 세 명의 투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중 일본 아카사카의 '룸살롱'에서 음주를 한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해당 선수들이 경기가 열리는 전날도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뒤 KBO는 다급하게 움직였다. KBO는 지난달 30일 경기 종료 직후부터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별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31일 허구연 총재와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회의를 진행했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위서를 받는 등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앞서 보도된 세 명의 투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WBC 기간 내 음주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세 명의 선수는 경기 전날과 '룸살롱'이 아닌 '스낵바' 이동일과 휴식일에 음주를 한 사실을 시인했다. KBO와 구단들은 선수들의 당초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 1일 김광현(SSG)과 정철원(두산), 이용찬(NC)이 모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 선수들은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대표팀의 경기 일정이 없었던 10일 음주를 했다고 시인했으나, 이를 보도한 매체는 경기가 열리기 전날에도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회 기간 중 이들이 술을 마셨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이었다.

김광현과 정철원, 이용찬은 지난 1일 경기 개시에 앞서 모두 "죄송하다"며 "KBO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어떠한 처벌과 질책도 모두 달게 받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KBO리그의 '간판 투수'이자 메이저리그를 경험,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던 김광현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선수들의 일탈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고개를 숙였다. 선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LG)는 1일 사과문을 통해 "납득하시기 어려운 사건이 밝혀지며 국민 여러분과 프로야구 팬분들에게 큰 실망감과 불쾌함을 드렸다"며 "국가대표로서 대회 기간 중 처신을 바르게 하지 못하여 국가대표의 명예와 품위를 지키지 못한 이번 논란에 대하여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올린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도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을 둘러싼 음주 사태를 빼놓지 않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는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호된 평가를 받았던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 기간 음주를 한 사실이 드러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매체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사태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어 '산케이신문'은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한국대표팀은 현재 일본대표팀과 정기전을 모색하는 등 대표팀 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음주 소동에서는 조별리그 패배의 범인 찾기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견해를 덧붙이며 "재건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WBC 기간 중 음주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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