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졸 1년차답지 않습니다.”
롯데 신인 외야수 김민석(19)은 이정후(키움)의 휘문고 후배이자 좌타 외야수라는 점, 컨택 능력이 좋다는 점, 프로 입단 후 본격적으로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점 등 여러모로 이정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제2의 이정후이면서,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9년 안치홍(당시 KIA), 2017년 이정후(키움), 2019년 정우영(LG)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올스타 팬투표 선발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41경기서 타율 0.258 1홈런 17타점 23득점 8도루 장타율 0.333 출루율 0.320 OPS 0.653 득점권타율 0.289.
최근 2~3년 통틀어 잠재력, 실링이 가장 높은 고졸 타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민석은 2일 부산 IA전서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롯데가 KIA 대투수 양현종을 무너뜨리고 14-2로 대승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타석에서의 대응 능력을 보면 재능이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1회 양현종의 초구 패스트볼에 반응하지 않았는데, 2회 바깥쪽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1타점 좌전적시타를 날렸다. 6회에도 김재열의 패스트볼을 툭 밀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이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고졸 1년차 선수답지 않다. 초구 빠른 볼을 때리지 않아서 변화구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빠른 볼을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센스가 있다. 양현종의 의도대로 안 됐다. 김민석이 좋은 대응을 했다”라고 했다.
신인이 좌우로 타구를 고루 보낼 줄 안다면, 고타율을 찍어낼 조건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비록 2할대 중반이지만, 변화구 대응이 검증이 끝나지 않았을 뿐, 이미 KBO리그 1군 투수들의 패스트볼 대응은 수준급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후 김민석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빠른 볼이 오면 자세를 갖춰 놓고 스윙한다. 그만큼 센스가 있다는 것이다. 빠른 볼에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순철 위원은 “변화구에 자세를 완전히 갖추고 타격하는 동작은 아니다. 2년차 징크스를 겪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훈련을 할 때 자세를 갖춰서 하는 타격으로 바꿔야 한다. 1~2년차 타자가 변화구가 오면 하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상체로 갖다 맞추는 동작을 하는데, 꾸준히 성적이 떨어지지 않고 타격하려면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김민석이 실제로 3할을 치려면 변화구 대응능력 향상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김민석의 구종 별 타율은 포심 0.226, 투심 0.333, 슬라이더 0.360, 커브 0.273, 체인지업 0.143, 스플리터 0.273. 슬라이더를 제외한 변화구에 매우 강한 건 아니다.
이순철 위원은 김민석이 7회초 2사 1,2루서 김재열의 145km 패스트볼을 밀어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자 “정상수비(당시 좌익수 전진수비)를 해도 넘어갔다. 빠른 볼에는 완전히 자세를 갖춰 놓는다. 스윙에 센스가 있다”라고 했다.
이 위원이 지적한 부분은 결국 김민석이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도움도 중요하다. 이렇게 롯데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사직 아이돌의 하루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김민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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