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완전히 옛날 모습으로 돌아갔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2일 부산 롯데-KIA전을 중계하면서 KIA 최형우(40)의 타격을 보고 내놓은 말이다. 만 40세의 베테랑이 전성기로 돌아갔다는 얘기는, 기록이 증명한다. 44경기서 153타수 49안타 타율 0.320 5홈런 27타점 22득점 장타율 0.497 출루율 0.426 OPS 0.923 득점권타율 0.333.
최근 10경기 타율 0.281로 페이스가 살짝 내려오긴 했다. 그러나 4월8일 광주 두산전부터 이날까지 41경기 연속 출루했다. 최소 하루에 한 차례 1루를 밟으면서 꾸준한 생산력을 보여준다. 이 기간 무안타 경기는 단 9경기다. 무려 32경기서 안타로 연속출루를 이어갔다는 얘기다.
KIA는 이날 에이스 양현종이 1회부터 크게 무너지며 2-14로 대패했다. 그러나 최형우의 명품 타격은 이날도 여전했다. 4번 지명타자로 출전, 3타수 1안타 1삼진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최형우가 4회 선두타자로 나오자 그 자체가 KIA 공격이 안 풀리는 증거라고 했다. 가장 잘 치는 타자가 찬스에 걸리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마침 최형우는 그 타석에서 롯데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의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모두 파울 커트로 대응하거나 볼을 골라낸 뒤 6구 145km 패스트볼에 우중간안타를 뽑아냈다. 그러자 이순철 위원은 “절치부심한 것 같다. 완전히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만 빼면, 빠른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을 한다”라고 했다.
사실 최형우가 좋은 타격을 하는 원천은 볼을 잘 골라내는 능력이다. 볼을 골라내고 스트라이크만 치자는, 타격의 정석을 철저히 지킨다. 심지어 보더라인에 걸친 공은 투수의 영역이라며 순순히 지켜본다. 그렇다고 해도 최형우는 공략 가능한 코스가 많다. 특유의 타이밍, 리듬을 되찾으니 애버리지가 자연스럽게 관리된다.
장타율과 출루율이 고루 높은 OPS형 타자다. 최형우는 통산 출루율 0.403이다. 올 시즌은 0.426으로 리그 3위. 부진했던 2021년과 2022년에 0.354, 0.366까지 추락했지만, 올 시즌 출루율은 2010년대 초~중반 삼성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반대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순수장타율(ISOP)도 0.177로 리그 8위다. 리그 1위는 박동원(LG)의 0.300.
최형우로선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가 일종의 시험대다. 주축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할 시기다. 최형우도 올해 좋았던 부분들이 자칫 흔들릴 수도 있다. 나성범과 김도영에 황대인마저 1군에서 빠진 상황. KIA로선 적어도 이번달까지는 최형우가 좀 더 힘을 내주면 좋다. 물론 개막 후 2개월간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생산력을 보여줬다.
그래도 고종욱과 이우성의 꾸준한 활약으로 최형우가 굳이 좌익수로 많은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다. 최원준도 군 복무를 마치면 13일 고척 키움전부터 출전 가능하다. 최형우로선 체력관리에 도움이 되는 대목이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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